[김양수기자] '쿡방' 전성시대다. 단물은 이미 다 빠졌다는 외부 평가와 달리 '쿡방'의 위력은 아직 여전하다. 특히 훨훨 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tvN '집밥 백선생'에 지상파 월화극이 울상을 짓고 있다.
당초 월화극의 최대 변수는 KBS 1TV '가요무대'였다. 드라마 못지 않은 인기와 탄탄한 시청자층 덕분에 드라마의 '넘사벽'으로 손꼽혀 왔다. 특히 '가요무대'는 드라마의 주요시청층인 40~60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향수와 추억의 음악여행'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31일 방송에서도 '가요무대'는 전국 시청률 12.3%(닐슨코리아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 월화극 1위인 SBS '미세스 캅'과 동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MBC '화정'과 KBS 2TV '별난 며느리'는 각각 8.5%와 4.1%에 그쳤다.
최근엔 드라마를 위협하는 예능이 하나, 아니 둘 늘었다. 월요일 밤엔 '냉장고를 부탁해'가, 화요일 밤엔 '집밥 백선생'이 지상파 시청률을 나눠먹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특히 두 프로그램이 모두 과거 지상파와 감히 범접할 수 없었던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채널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31일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는 전국 시청률 7.4%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주 방송분(5.3%) 보다 무려 2.1%포인트 상승한 성적이다. '별난 며느리'를 두 배 가까운 수치로 누른 데다, '화정'의 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물론 게스트 효과도 적지 않았다. 이날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이 출연했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의 자체 콘텐츠 역시 매력적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출연진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지고 와 그 안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 최현석, 샘킴, 미카엘, 홍석천, 김풍, 박준우, 이원일, 이연복, 오세득, 이찬오 등 실력파 셰프들이 선보이는 15분간의 요리 향연, 여기에 MC 정형돈과 김성주, 그리고 셰프들의 살아있는 입담이 재미 포인트다.
어느덧 '대세 쿡방'을 넘어 동시간대 드라마를 위협하고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기비결은 셰프들의 화려한 요리 실력에 그치지 않는다. 어느 집 냉장고에나 '흔히 있을 법한 재료'로 '짧은 시간'에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요리'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더불어 게스트의 냉장고를 살펴보며 스타들의 평소 식습관과 생활스타일 등 사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점 역시 '냉장고를 부탁해'를 본방사수하게 만드는 힘이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월요일 쿡방의 완결판이라면, 화요일엔 '집밥 백선생'이 대세다.
'집밥 백선생'은 요리불능 네 남자의 끼니해결 프로젝트. 요리지식이 무궁무진한, 하지만 말투만큼은 그 누구보다 구수하고 친근한 백종원 요리연구가가 중심에 서서 매주 하나의 주제를 놓고 집밥을 완성한다.
그간 김치, 돼지고기, 카레, 된장, 국수, 생선, 닭, 오징어, 만능간장, 돈가스, 콩나물, 중화요리, 계란 등 친숙한 집밥 재료로 '고급진 요리'를 뚝딱 완성해 냈다. 방송 이후엔 '백종원 레시피'가 인터넷을 도배한다. 방송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요리는 백종원이 한다. 김구라, 윤상, 송재림, 윤박 등 '요리 불능' 네 남자는 질문을 쏟아내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새로 합류한 윤박과 송재림은 싱그러운 매력으로 프로그램에 활력을 더해주고 있다.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 윤박이 기존 '입담담당' 김구라와 펼칠 예능적 재미 포인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집밥 백선생'은 15주 연속 동시간대 케이블 시청률 1위를 고수 중이다. 지난 25일 방송은 7.2%를 기록하며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닌듯하다. 월화극이 벌벌 떨고 있는 이유다.
'냉장고를 부탁해'와 '집밥 백선생' 덕분에 시청자들은 채널 선택의 폭이 넓어져 즐겁다. '평일 밤 10시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던 기존의 틀을 깨고, 집밥예능으로 승부를 건 두 프로그램의 성공에 기대가 모아진다. 왠지 배가 촐촐한 시간, 눈으로 즐기는 야식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역시 '집밥'의 힘은 세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