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선발) 로테이션을 없앴다. 어제도 배영수가 불펜에서 대기했다."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 2일 청주 KIA전을 앞두고 남은 시즌 선발진 운용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없앴다는 말은 주어진 상황에 맞춰 임기응변식으로 선발진을 꾸려나가겠다는 뜻이다. 현재 한화의 마운드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지다.
올 시즌 내내 선발 투수진은 한화의 최대 약점이었다. 불펜의 힘으로 버텨왔지만 기본적으로 선발진이 허약하다보니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최근에는 사실상 마무리 역할을 맡고 있는 권혁의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여기에 후반기 팀에 합류, 괴물같은 활약을 보여온 외국인 투수 로저스도 지난달 2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많은 의혹이 따라붙었지만 김성근 감독은 "컨디션 조절 차원"이라고 로저스의 등록 말소 이유를 설명했다.
2일 청주 KIA전을 앞두고 대전으로 이동한 로저스는 3일 화성에서 열리는 화성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퓨처스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컨디션을 조절한 뒤 1군 무대에 복귀시키겠다는 계산.
김 감독은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투구수, 이닝 등은 로저스에게 맡겼다"며 "그동안 정신적으로 지친 것 같다. (1군 말소 기간) 10일을 쉬고 오면 괜찮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로저스가 1군 엔트리에 복귀할 수 있는 시기는 오는 7일. 7일이 월요일이기 때문에 로저스는 8일 잠실 LG전부터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그 때까지 한화는 선발진의 공백을 감수한 채 일정을 소화해 나가야 한다.
로저스를 제외하고 현재 한화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투수는 안영명과 탈보트 정도다. 남은 3자리를 배영수, 송은범, 송창식, 김민우 등으로 메워야 한다. 언제 누가 등판할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상황에 따라 김 감독이 결정을 내릴 뿐이다.
2일 KIA전에서는 선발 배영수가 1.1이닝 4실점하고 일찍 물러난 후 접전이 펼쳐지면서 송창식이 6번째 투수로 등판해 1.1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는 19개로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곧바로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에는 부담스럽다.
한화는 3일 대전 롯데전 선발로 송은범을 예고했다. 송은범은 지난달 29일 두산전(4.2이닝 4실점) 이후 4일 휴식을 취한 뒤 마운드에 오른다.
송은범과 배영수가 선발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한화로서는 최선의 시나리오. 그러나 김 감독이 말했듯 상황에 따라서는 두 선수 모두 불펜에 대기할 수도 있다.
2일 KIA와의 혈전 끝에 4-5로 패한 한화는 다시 위기를 맞았다. 5위 자리는 지켜냈지만 KIA에게 승차없이 추격을 허용했다. 여기에 선발진마저 불안정하다. 선수들의 투지와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조이뉴스24 청주=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