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이준익 "9분 독백 신, 송강호 사랑하게 됐다"

[권혜림기자] 영화 '사도'의 이준익 감독이 배우 송강호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3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사도'(감독 이준익, 제작 ㈜타이거픽쳐스)의 언론 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과 배우 송강호, 유아인, 김해숙, 문근영, 전혜진이 참석했다.

영화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 분)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 분), 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아낸 이야기다.

극 중 송강호는 영조 역을 맡아 왕이자 아버지로서 복합적인 갈등을 하는 인물을 깊이있게 그려냈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의 제목은 '사도'지만 이는 영조 영화이기도 하다"며 "뒤주와의 대화 신이 후반부에 있는데, 9분 정도 되는 긴 신이다. 뒤주에서 곧 죽어가는 사도를 놓고 가랑비를 맞으며 영조가 아주 긴 대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서 영조는 왕이기도 하지만 아버지이기도 한 사람으로서 고백을 한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논리 같기도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아버지로서의 진심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그렇게 긴 신을 그야말로 돌직구처럼 밀고나간다는 것이 위험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역시 송강호라는 배우를 믿고 갔다"며 "아무 기교 없이 아무런 것 없이 상황을 이겨내려는 한 인간의 모습이었다. 송강호에게 감사하다"고 알렸다.

그는 "송강호가 한 왕 연기를 평가할 자격은 제게 없다"며 "영화 속 인물 안에서 최선을 다한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된 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사도'는 영화 '왕의 남자' '소원'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신작이다. 오는 1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