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1사만루. 우타석의 강정호는 방망이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 눈은 마운드의 투수 케이비어스 샌슨을 노려봤다. 볼카운트 2-2에서 날아온 공은 93마일 패스트볼.
강정호가 본능적으로 반응했다. 방망이 '스윗스팟'에 정통으로 걸려든 공은 좌측 담장을 향해 뻗어갔다. 그리고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만루홈런. 피츠버그 덕아웃의 선수들은 일제히 일어나 두 손을 치켜들었다.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빅리그 진출 후 첫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강정호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3루수 겸 5번타자로 선발출전, 6회초 만루홈런으로 4타수 1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린 강정호는 이로써 빅리그 진출 당시 목표로 삼은 시즌 15홈런을 달성했다. 타율은 2할8푼7리(종전 0.288)로 약간 낮아졌다.
피츠버그가 1-0으로 앞선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샘슨과 맞섰지만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1-1 동점이던 4회 2사 둘째 타석에선 헛스윙 삼진에 그쳤다. 하지만 역시 1-1로 승부를 알 수 없던 6회초 그 앞에 주자가 모아졌다.
선두 그레고리 폴랑코가 좌전안타와 2루도루에 성공하자 1사 후 앤드루 매커천은 볼넷을 골랐다. 이어 아라미스 라미레스가 좌전안타를 치면서 상황은 1사 만루. 우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샘슨을 두들겨 주자일소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피츠버그는 5-1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8회 2사 4번째 타석에 나선 강정호는 상대 구원요원 점보 디아스를 상대로 3루땅볼로 아웃됐다.
경기는 신시내티의 후반 끈질긴 추격을 힘겹게 뿌리친 피츠버그가 5-4로 어렵게 이겼다. 강정호의 6회 만루홈런이 기폭제가 된 짜릿한 승리였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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