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8승을 기록 중인 두 투수가 만났다. KIA 타이거즈 임준혁(31), LG 트윈스 우규민(30)의 선발 맞대결이다.
KIA와 LG는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시즌 14차전을 치른다. KIA는 임준혁, LG는 우규민이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두 투수 중 한 명만 시즌 10승을 달성하기 위한 9승째를 챙길 수 있는 기회앞에 서 있다.
임준혁과 우규민은 이미 지난 7월14일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임준혁이 6이닝 1실점, 우규민이 7이닝 1실점으로 나란히 호투했지만 누구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경기에서는 LG가 3-2로 승리했다.
◆'늦게 핀 꽃' 임준혁, 생애 첫 10승을 향해
임준혁은 올 시즌 기량이 만개했다. 지난 2003년 프로 데뷔했으니 벌써 13년차. 지난해까지는 통산 8승에 그쳤다 2008년 5승, 2009년 2승에 이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은 단 1승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벌써 8승을 챙겼다. 시즌 초반 허리 통증으로 1군 무대를 떠나 있었지만 5월부터 전열에 복귀, '난세의 영웅'이 되고 있다. 고정 선발이 양현종과 스틴슨밖에 없는 상황에서 임준혁이 3선발 역할을 맡아준 것은 KIA에 큰 힘이 됐다.
내친 김에 데뷔 첫 10승에도 도전한다. 10승은 수준급 선발 투수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승수. '늦게 핀 꽃' 임준혁에게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의미있는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임준혁이 이날 9승을 따낸다면 남은 한두 차례 등판 기회를 통해 10승을 채울 수 있다. 올 시즌 임준혁은 LG를 상대로 3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2.16(8.1이닝 2자책)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우규민, 'A급 선발 증표' 3년 연속 10승 도전
임준혁이 생애 첫 10승을 노린다면 우규민은 3년 연속 10승에 도전한다. 3년 간 꾸준히 A급 투수로 활약했다는 증표와도 같은 기록이다.
우규민은 경찰청 제대 후 두 번째 시즌이던 2013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뛰기 시작했다. 그 해 10승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승을 거뒀고, 올 시즌 8승을 기록 중이다. 우규민 역시 이날 경기 뒤로는 한두 차례의 등판 기회만 남아 있다.
올 시즌은 1군 합류가 늦어졌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왼쪽 고관절 물혹 제거 수술을 받았기 때문. 5월 중순 복귀한 우규민은 뛰어난 제구력을 앞세워 볼넷을 내주지 않는 피칭을 바탕으로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선발투수임을 증명해나갔다.
우규민이 올 시즌 131이닝을 던지며 내준 볼넷은 단 15개. 9이닝 당 볼넷 수치가 1.03이다. 아직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해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현재 1위 삼성의 윤성환(1.38)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우규민이 2승을 추가해 10승을 달성한다면 LG 투수로는 봉중근(2008년~2010년) 이후 5년만에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선수가 된다. 우규민 스스로도 욕심을 내는 기록이다.
◆KIA 5위 탈환이냐, LG 고춧가루냐
팀으로 봤을 땐 KIA에게 더욱 중요한 경기다. 9위 LG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반면 KIA는 힘겨운 5위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21일 현재 KIA는 5위 롯데 자이언츠에 반경기 차 뒤진 7위다. 이날 LG전 결과에 따라서 5위 자리를 탈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날 양현종이 SK 와이번스전에서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을 펼쳐 승리를 따내며 팀 전체의 사기도 높아져 있다.
LG도 승리해야 하는 이유는 있다.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을 밝히기 위해서다. 가을잔치에 나설 수 없다고는 해도 무기력한 패배가 계속되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하위권 팀들이 뿌리는 고춧가루는 시즌 막바지 프로야구 팬들에게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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