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넥센-SK, '큰 꿈' 향한 동상이몽

[정명의기자]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앞서 입담으로 먼저 대결을 펼쳤다. 두 팀 모두 절박하지만 그 색깔은 서로 달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하루 앞두고 미디어데이 행사가 6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쪽에서는 염경엽 감독과 주장 이택근, 4번타자 박병호가 참석했다. SK에서는 김용희 감독, 주장 조동화, 불펜의 핵 정우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단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쪽은 SK다. 힘든 싸움을 벌이며 어렵사리 5위 자리를 차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한 경기만 져도 바로 탈락하는 처지다. 무승부도 탈락. 윗 단계인 준플레이오프에 나서기 위해서는 무조건 2연승을 거둬야 한다. 반면 4위팀 넥센은 한 경기만 이기면 된다.

김용희 감독은 "우리는 넥센과 달리 한 경기만 져도 바로 탈락이다. 그야말로 백척간두의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선수들과 뭉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경기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조동화는 "생각했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3년만의 가을야구라는 의미가 있다"며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3년만의 가을야구에 진출한 이상 더 위로 가보자고 선수들이 뭉쳐 있는 상태"라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조동화는 "여기 오기 전에 아내가 짐을 싸줬는데, 다음 경기 짐까지 싸주더라"며 "목동이 아니라 (준플레이오프가 열리는) 잠실까지 당연히 갈 것이라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반드시 넥센에 2연승을 거둬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선수 가족들에게도 퍼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넥센에게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3년 연속 가을잔치에 참가했지만 지난 2년과는 또 다른 느낌의 이번 포스트시즌이다. 이제는 참가 자체만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선수들에게 즐기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올해는 즐기면 안되는 단계인 것 같다"며 "매 경기 책임감을 갖고 절실하게 경기를 해서 한 단계씩 올라갈 수 있도록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도 갖고 있는 염 감독이다. 상황은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좋지 않지만 오히려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뚜렷하다는 것이 염 감독의 말이다.

염 감독은 "지난 2년과 달리 선수들의 목표가 뚜렷하다는 것이 감독으로서 희망적이라 생각한다"며 "부족한 페넌트레이스를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승리해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멋진 경기로 승리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염 감독이 말한 유종의 미는 물론 '우승'을 뜻한다.

SK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넥센은 우승이라는 목표에 변함이 없다. 그만큼 양 팀 모두 절박한 상황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인다. 서로 다른 색깔의 절박함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