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매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열리는 아시아필름마켓은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아메리칸필름마켓에 앞서 한국 영화에 대한 세계 바이어들의 관심도를 가늠할 수 있는 곳이다. 세계 최대 규모 필름마켓을 목전에 두고 열리는 만큼, 실제 판매 실적보다는 어떤 작품이 해외 바이어들의 시선을 미리 잡아끌었는지에 이목이 쏠리는 행사이기도 하다.
장르색이 또렷한 영화를 선호하는 해외 바이어들의 취향, 아시아로 인기 반경을 넓혀가는 라이징 한류 스타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예년과 같았다. 영화산업박람회(BIFCOM)와 개최 시기가 겹쳐 전반적인 열기가 예년보다 식은듯 보인다는 시각도 있었다.
핫스타는 '조선마술사' 유승호…충무로 '대세' 유아인에도 관심
지난 3일 개막해 6일 폐막한 2015 아시아필름마켓에서 가장 '핫'했던 스크린 스타는 영화 '조선마술사'(감독 김대승, 제작 위더스필름)의 개봉을 앞둔 유승호였다. 오는 11월 아메리칸필름마켓에서 마켓 스크리닝을 앞두고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에선 영화 본편을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류스타 유승호와 김대승 감독의 만남에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쏠렸다.
군 제대 후 쏟아지는 러브콜 속에 차기작을 결정했던 유승호는 오는 12월 개봉 예정인 영화 '조선마술사'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아시아권 인기를 쌓아가기 시작한 라이징 한류스타의 컴백이 화젯거리였다.
거장 임권택 감독의 연출부로 시작해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 '가을로' '후궁:제왕의 첩'을 연출한 김대승 감독에 대한 바이어들의 인지도도 주연 배우 유승호에 대한 관심에 한 몫을 했다.
마켓을 찾았던 지난 5일 오후에는 유승호의 얼굴이 크게 새겨진 팜플렛이 바이어들의 관심으로 동이 난 상황이었다.
'조선마술사'의 투자배급사인 롯데시네마·롯데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콘텐츠팀은 "아시아권에 김대승 감독에 대한 인지도와 한류스타 유승호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권 바이어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알렸다. 이어 "국내에서 흔히 다루지 않았던 사극-마술이라는 소재와 러브스토리의 결합이 어떻게 그려질지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보였다"며 "오는 11월에 있을 아메리칸필름마켓 시사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았다"고 덧붙였다.
영화 '베테랑'과 '사도'(감독 이준익, 제작 타이거픽쳐스)의 연쇄 흥행으로 티켓파워를 입증한 유아인 역시 바이어들의 관심을 얻었다. '사도'의 투자배급을 맡은 쇼박스 해외팀의 김희연 차장은 "'베테랑' 이후 유아인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듯하다"며 "부스에서도 유아인을 '가장 핫한 스타'로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을 그린 '사도'의 마켓 스크리닝 당시 외국 바이어들 역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장르 영화 강세 지속…중국발 태풍은 안정세
마켓 부스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색깔이 또렷한 장르 영화를 선호하는 해외 바이어들의 취향은 대체로 여전했다. 개봉을 앞둔 '특종:량첸살인기'와 '성난 변호사'를 비롯해 주원 주연작 '그놈이다'가 비슷한 이유로 바이어들의 관심을 얻었다.
롯데시네마·롯데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콘텐츠팀은 "'특종:량첸살인기'는 일본, 대만, 북미, 홍콩,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시아권에서 많은 관심을 얻었다"며 "스릴러 기반의 탄탄한 스토리,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느껴지는 긴장감과 속도감, 주조연 배우들의 호연으로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마켓에서 만난 화인컷의 부스 관계자는 "쉴틈 없이 미팅 중"이라며 "스릴러 영화 '그놈이다'에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다"고 알렸다. 이어 "스릴러 장르인데다 상업적으로 장점이 있는 영화라는 평이 많다"고 덧붙였다. 인디스토리 측은 "올해 영화제 초청작인 '스틸 플라워'와 주연 배우 정하담에 호기심을 보인 바이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배우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사도' 역시 현재 상영 중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바이어들의 시선을 모았다. 봉준호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 출연 이후 송강호에 대한 세계 영화인들의 인지도가 부쩍 높아졌다는 것이 쇼박스의 설명이다. 배급사 측은 "''사도'가 사극이라 주저하다가 영화를 보고 구매를 고민하게 됐다'는 이들도 많다"고 알렸다.
이어 "'사도'와 함께 마켓 스크리닝을 한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역시 '폭력적인 소재의 영화가 난무하는 가운데 '힐링'이 된 영화'라는 평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약 2년 전부터 마켓에 불어닥친 중국발 자본의 바람은 조금 잠잠해진 모양새다. 뜨거워진 관심만큼 그간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신뢰가 어려운 중국의 수입사들도 적지 않았지만, 올해는 충성도 높은 기존 바이어들이 중심이 돼 마켓을 찾았다는 것이 부스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롯데 측 관계자는 "기존에 꾸준히 아시아필름마켓을 방문하던 바이어들이 주로 마켓을 찾았고, 새로운 바이어는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 같다"고 체감 분위기를 알렸다.
쇼박스 해외팀의 김희연 차장은 "전반적으로 올해 BIFCOM과 겹쳐 바이어들이 분산된 느낌"이라며 "중국 바이어들의 경우 2년 전만큼은 아니나 여전히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또한 "쇼박스차이나의 사업과 관련해 리메이크나 공동제작에 대한 중국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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