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임상수 감독 "세월호, 길게 애도하고 싶었다"

[권혜림기자] 단편 '뱀파이어는 우리 옆집에 산다'를 통해 세월호 비극을 그린 임상수 감독이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9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한국의 임상수, 중국의 왕샤오슈아이 감독이 참석했다.

아시아 세 국가의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한 영화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는 대사 없이 음악만으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아피찻퐁 감독의 '증발', 인터뷰를 통해 한 디자이너의 인생과 예술관을 시적인 대사로 풀어낸 가와세 나오미의 '거짓말', 모두가 떠나버린 작은 시골 마을에 남겨진 어린 소년과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왕샤오슈아이 감독의 '옥수수밭', 익사한 채 영안실에 안치된 소녀와, 안치실에 사는 뱀파이어의 기괴한 인연을 그린 '뱀파이어는 우리 옆집에 산다'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다.

'뱀파이어는 우리 옆집에 산다'를 연출한 임상수 감독은 "제의를 받았을 때 제 머릿속에 강렬한 이미지가 있었다"며 "그 이미지는 아주 오랫동안 제 머릿속에 남아있을 거라 생각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마침 부산국제영화제와 유쿠에서 이런 제안을 해 줘서 아주 빠르게 그 이미지를 재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그런 면에서 운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단편은 지난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비극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야기다. 임상수 감독은 "한국 사람이라면 다 마찬가지겠지만 어떤 비통한 또는 어떤 죄의식을 가지고 길게 애도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며 "그것이 작품을 만든 제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일 개막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