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송곳'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실화에서 모티프를 얻어 우리 사회의 노사 문제를 날카롭게 그려낸 원작이 드라마를 통해서도 완성도있게 되살아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21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크리스탈볼룸에서 JTBC 새 드라마 '송곳'(극본 이남규, 연출 김석윤)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김석윤 감독과 배우 지현우, 안내상, 김희원, 김가은, 현우, 예성, 박시환이 참석했다.
인기 작가 최규석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송곳'은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던 대형마트의 직원들이 커다란 사건을 맞이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극의 배경인 푸르미마트가 정리해고 방침을 결정하면서 과장 이수인(지현우 분)과 마트의 노동자들은 노동상담소장 구고신(안내상 분)의 도움을 받아 노조를 조직하고 정리해고에 대항한다.
지현우는 올곧은 성격을 지닌 푸르미마트의 과장 이수인으로 분했다. 원리원칙을 반드시 지키려는 성격으로 꽉 막힌 사람처럼 보이지만, 깨어있는 의식과 행동할 줄 아는 용기를 지닌 인물이다. 어느날 그는 정민철 과장에게 마트 판매직 전원을 해고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안내상은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부진노동상담소 소장 구고신 역을 맡았다. 강한 자에겐 강하고, 약자들에겐 한없이 약하고 너그러운 인물이다. 1970년대 운동권 출신에, 노동법 전문 노동조합 전도사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사측으로부터 정리해고 지시를 받은 수인이 찾아온다.
이들 외에 푸르미마트의 일동점 부장인 정민철 역을 연기한 김희원, 마트의 수산 파트 주임 황준철로 분한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 부진노동상담소 식구인 문소진 역 김가은, 마트의 야채청과 직원인 남동협 역을 맡은 Mnet '슈퍼스타K 5' 출신의 가수 박시환, 야채청과 주임 주강민 역의 현우 등이 '송곳'을 풍성하게 채운다.
마트의 노조 조직 과정을 주요 서사로 한 '송곳'의 연출을 맡은 김석윤 감독은 드라마를 기획하던 단계를 떠올리며 "'송곳'을 봤는데 다른 웹툰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강렬했고 만들어져야 한다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지만 이 작품을 보는 시선의 문제, 안팎으로 작품에 대한 필요 이상의 우려라든지 곡해가 있었다"며 "오히려 그렇지 않다고, 누구나 봐야 할 작품이라 생각했다"고 기획 동기를 알렸다.
그는 "우려의 시선과 별개로, '송곳'의 내용은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문제이므로 이 이상 현실적일 수 없다는 것이 외부를 설득하는 주요 논지였다"고 말했다. 원작 웹툰을 어느 정도로 각색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여타 웹툰 기반 드라마보다 각색의 여지가 없었다. 원작이 강렬한 힘이 누수되지 않게 전하는 것이 연출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우려의 시선'과 관련해선 "주변에서 '괜찮겠어?'라는 반응을 보이면 '안 괜찮을 이유가 뭐지?'라고 생각했다"며 "현실적이라 느끼긴 하지만 이것이 방송을 타면 안된다는 그 어떤 시각이 있더라. 그 주체가 회사나 외부 단체는 아니었다. 이 작품을 보는 시선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는데, 기획하며 그런 부분이 어려웠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원작 웹툰은 아직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다. 김 감독은 '송곳'의 최규석 작가와 함께 이미 결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상태. 그는 "결말이 완전히 달라질 수는 없다"며 "3부까지 보고 대본을 만들었지만 최규석 작가가 가진 시놉시스와 줄거리를 순차적으로 엔딩까지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작가가 이야기해준, 웹툰에는 없는 내용이 드라마엔 있을 것이고, 웹툰 내용 중 드라마에 없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송곳'의 제작진은 부당해고와 노조를 소재로 한 줄거리의 현실성, 수작으로 평가받은 원작이 드라마로 어떻게 재탄생할지에 대한 관심, 김석윤-이남규 콤비의 재회 등을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활기차고 평화로웠던 일터에 정리해고라는 갑작스런 사건이 불어닥치며 '송곳'의 주요 갈등은 시작된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 노동 문제이기도 한 부당해고를 중심 소재로 삼은 '송곳'은 한 사회의 일원이자 노동자이기도 한 대다수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전망이다.
'송곳'의 수장으로 활약 중인 JTBC 제작기획국장 김석윤 감독은 KBS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와 JTBC '청담동 살아요' 등을 통해 연출 감각을 입증한 인물이다.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메가폰을 잡아 흥행 감독으로도 올라섰다. 그와 '송곳'을 함께 이끌 이남규 작가는 10년 전 '올드미스 다이어리'부터 김석윤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춰온 인물. 두 사람의 호흡이 또 한 편의 수작을 탄생시킬 것으로 점쳐진다.
원작을 향한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는 드라마 '송곳'의 만듦새를 향한 기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9.96점의 평점을 얻으며 독자들의 극찬을 얻은 '송곳'은 불의에 맞서는 인물들의 모습을 뜨겁게 그려내 감흥을 선사했다. 지난 2014년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 '미생'이 tvN 드라마로 탄생해 신드롬을 일으킨 만큼 '송곳'이 만들어낼 반향에 대해서도 시선이 쏠린다.
'송곳'은 오는 24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매주 토·일요일 저녁 9시40분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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