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7~9회 무실점…삼성 불펜, 우려 씻은 '특급 잇몸'

[정명의기자] 이가 없으면 잇몸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은 안지만, 임창용 없이도 강했다.

삼성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8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0-5, 경기 중반 4-8로 뒤졌으나 7회말 상대 실책을 묶어 대거 5점을 뽑아내 승부를 뒤집었다.

타선의 집중력도 돋보였지만 경기 후반 리드를 지켜낸 불펜진의 활약도 팀 승리의 원동력 중 하나였다. 특히 안지만과 임창용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가운데 튼튼한 뒷문을 보여줬다는 점은 남은 시리즈 판도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은 선발투수 피가로가 조기에 무너졌다. 피가로는 3.1이닝 10피안타 2볼넷 6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따라붙는 점수를 뽑았지만 두 번째 투수 박근홍이 6회초 다시 2점을 빼앗기며 스코어 4-8이 됐다. 이 때까지 삼성은 패색이 짙었다.

2점을 빼앗긴 6회초 1사 1,2루 실점 위기가 계속됐다. 여기서 권오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권오준은 양의지를 좌익수 플라이, 홍성흔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추가 실점을 막았다.

7회초에는 백정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백정현은 오재원을 2루수 땅볼, 오재일을 삼진, 김재호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그러자 삼성 타선은 7회말 5점을 내 9-8 역전에 성공했다.

백정현은 8회초에도 등판, 선두타자 장민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심창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심창민은 류중일 감독이 셋업맨 또는 마무리투수로 지목한 선수. 하지만 심창민은 불안했다. 허경민과 민병헌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류 감독은 또 다른 마무리 후보 차우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차우찬은 기대에 부응했다. 두산 4번타자 김현수를 헛스윙 3구삼진으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린 뒤 양의지마저 3루수 직선타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경기를 끝낸 것도 차우찬이었다. 9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아웃카운트 3개를 추가로 책임지며 9-8 승리를 완성시켰다. 팀 승리와 함께 차우찬은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라는 개인적인 기록도 챙겼다.

셋업맨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삼성의 최대 고민은 경기 후반 7~9회를 어떻게 막느냐에 있었다. 하지만 이날 삼성은 7, 8, 9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삼성 불펜의 '특급 잇몸'이 팀을 통합 5연패에 근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