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신승훈이 데뷔 25주년을 맞아 앨범을 발표했다. 기념앨범이 아닌 정규앨범을 택했다. "축하 받을 시간이 없다"는 신승훈은 정규 11집 앨범을 자신의 음악인생 시즌2로 규정하고 앞으로의 20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신승훈이 29일 0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정규 11집의 파트1 '아이엠(I am...)'을 발표했다. 이번 신보는 2006년 정규 10집 이후 9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 온 국내 최고 싱어송라이터 신승훈의 역량이 집약된 앨범이다. 이 앨범에 이어 11월 초 음악적 변화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파트2 '앤 아이엠(&I am)'을 발표할 예정이다. 파트1,2에는 각각 6곡이 수록됐다.
신승훈은 지난 28일 음악감상회를 개최하고 "2006년 10집 정규앨범 이후 9년간 세 장의 미니앨범을 냈다. 미니앨범은 새로운 시도였고 이번에 다시 돌아왔다. 다시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감회보다는 앞으로 할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유 있는 9년의 방황과 새로운 시작
신승훈은 10집 이후 9년간 세 장의 미니앨범을 통해 각각 모던 록, 어반 뮤직, 브리티시록을 들려줬다. 신승훈은 "20년 정도 음악을 계속 할 건데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 상상은 위험하고 일단 내보자고 해서 냈던 것들이 미니앨범이다. 어울리고 안 어울리는 걸 알 것 같다. 시행착오를 느껴봤고 그 9년이 방황이라면 이유 있는 방황이었다. 11집은 내 음악인생 시즌2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 이유 있는 방황의 결과물이 정규 11집이다. 2개의 파트로 나눈 이유는 앨범명에 설명돼 있다. '아이엠'과 '앤드 아이엠'은 '신승훈과 그리고 또 신승훈'의 의미인데, 파트1은 그간 팬들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고, 파트2는 앞으로 어떤 음악에 도전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신승훈은 "파트1과 파트2는 음악적 성향이 다르다. 자연스럽게 나눠졌다"며 "미니앨범 때 팬들은 '왜 신승훈을 안 보여주고 다른 길을 가느냐'고 하더라. 난 대중가수이기 때문에 대중이 생각하는 것에서 빗나간다면 책임을 다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건 정규앨범으로 한정했었다. 미니앨범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면 정규 11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럼에도 실험 정신도 표현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파트1에 어떤 음악 담았나
파트1 타이틀곡은 '이게 나예요'. 심금을 울리는 신승훈 특유의 애절한 발라드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음악 팬들에게 명불허전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승훈표 발라드 넘버다. 신승훈의 25년 내공에서 나오는 호소력, 담백함, 절제미를 느낄 수 있다.
배우 김고은과의 듀엣곡으로 화제를 모은 '해, 달, 별 그리고 우리'는 4년 전 그룹 메이트의 정준일에게 받은 곡으로, 쓰리핑거 주법의 클래식 기타와 피아노, 플루트가 어우러진 감성적인 노랫말이 인상적인 고백송이다.
이밖에도 신승훈의 새로운 창법을 느낄 수 있는 재즈곡 '사랑이 숨긴 말들', '엄마야'를 뛰어넘는 디스코 '아미고(AMIGO)',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담아낸 '우쥬 메리 미(Would you marry me)', 편곡을 4번이나 바꾸며 심혈을 기울인 힐링송 '아이 윌(I will)'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전체적으로 신승훈은 더 담백해졌지만 더 깊어졌다. 신승훈은 "자극적이거나 지나친 슬픔을 뺐다. 시간이 지날수록 묻어나는 노래를 만들려고 애썼다. 다시 들어보시면 슬픔이 커질 것"이라며 "영화에서 가장 슬플 때는 펑펑 울때보다 안 울어 하면서 눈물이 날 때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쏟아 붓고 슬퍼라가 아니라 담백한 슬픔, 담백한 깊음을 담아봤다"고 설명했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마지막 트랙 '아이 윌'은 예외다. '가수가 녹음을 할 때 오버해서 부르면 절대 안 된다'고생각하는 신승훈이지만 이 곡에서만큼은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모두 쏟아냈다.
신승훈은 "힘들어 하는 친구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곡"이라며 "이 노래 부를 땐 나도 모르게 오버했다. 담백하게 부르지 않고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를 했다. 팬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힘든 일도 겪고 있기 때문에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만들었다"고 했다.
"음악만 했던 신승훈, 난 또 시작하겠다"
이날 음감회에서 신승훈은 파트2에 수록될 곡들도 미리 들려줬다. 파트1과는 느낌이 확연히 다른 6곡은 신승훈의 지난 9년이 얼마나 의미 있는 시가니었는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줬다. 미니앨범에서의 음악적 시도로 얻은 것들 그 결과물들이 또 한 번 정제돼 파트2에 담겼다.
신승훈은 지난 25년을 되돌아 보며 "음악은 애증이다. 사랑한 만큼 되게 싫어진 적도 있었다"며 "가장 힘들 땐 곡을 쓸 때다. 곡이 나오긴 나오는데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다. 가끔 도자기를 만들고 망치로 깨는 그런 분들을 방송에서 볼 때 '저거 나 주지' 그랬는데 살짝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그래도 산고의 고통을 겪으며 나온 곡을 들려드릴 때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음악만 했던 신승훈이다. 재미 없는 사람일지 모르겠지만 이런 사람도 한 명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수는 음악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나는 또 시작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승훈은 12월4일부터 6일까지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단독콘서트 '더 신승훈 쇼'를 개최한다. 이후 전국투어에 돌입한 뒤 내년 2월경에는 일본 투어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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