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위기의 삼성 라이온즈. 차우찬의 역할과 활용법이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5 패배를 당했다. 1차전 9-8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삼성이지만 2,3차전을 내리 패하며 1승2패에 몰렸다. 역대 3차전 패배로 1승2패로 몰린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확률은 8.3%(11/12)에 불과하다.
3차전 패배 후 류중일 삼성 감독은 4차전 선발투수로 피가로를 예고했다. 피가로는 지난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 선발로 나서 3.1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보였다. 다행히 삼성은 9-8 역전승을 거뒀지만,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피가로의 부진은 삼성의 고민으로 돌아왔다.
류 감독이 4차전에 다시 피가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일종의 승부수라 할 수 있다. 피가로는 1차전 등판 후 3일의 휴식만을 취한 채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류 감독은 "1차전에서 피가로의 투구수(82개)가 많지 않았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을 보였다.
당초 차우찬이 4차전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미디어데이 행사 때부터 류 감독은 "3차전까지 앞선다면 4차전 선발은 정인욱, 3차전까지 뒤지고 있으면 차우찬을 4차전 선발로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은 3차전까지 1승2패로 밀렸지만 4차전 선발을 정인욱도 차우찬도 아닌 피가로로 결정했다.
차우찬을 4차전 선발로 내지 못한 이유는 불펜에 큰 공백이 생기기 때문. 류 감독은 "원래 차우찬을 (4차전 선발로) 고려했지만 다음 경기도 생각해야 했다"며 "정인욱과 차우찬, 피가로 셋을 두고 고민하다 피가로를 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5차전 선발은 장원삼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결국 차우찬은 계속해서 불펜으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심창민의 부진과도 연결돼 있다. 심창민은 한국시리즈 개막 전부터 차우찬과 함께 불펜의 핵으로 지목된 선수. 그러나 심창민은 1~3차전 전 경기에 등판해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안지만과 임창용이 빠진 상황에서 심창민까지 부진하다. 삼성 불펜에 믿을 만한 투수는 차우찬뿐이다. 이런 와중에 차우찬을 선발로 돌리기란 쉽지 않다. 류 감독이 4차전 선발로 피가로를 예고한 데 이어 5차전 선발도 장원삼이 될 것 같다는 뉘앙스를 풍긴 이유다.
차우찬은 1차전 9-8로 앞선 8회초 1사 1,3루 위기에서 등판해 1.2이닝 무실점 4탈삼진으로 터프 세이브를 챙긴 이후 개점 휴업 중이다. 2,3차전에는 팀이 패하는 바람에 등판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따라서 4차전 선발 등판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삼성 벤치는 불펜 강화를 선택했다.
선발 등판이 사실상 어려워졌지만, 차우찬은 불펜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기본적으로 뒷문을 걸어잠그는 것이 차우찬의 역할.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3이닝 이상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여전히 차우찬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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