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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홈 경기 차두리, '우승 한' 풀었다


은퇴 앞두고 FA컵 우승하며 국내에서 정상 맛봤다

[이성필기자] '차미네이터' 차두리(35, FC서울)의 한이 풀렸다. 은퇴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으로 나선 FA컵에서 감격적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차두리는 올해 1월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한 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3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은퇴식을 치르며 태극마크를 내려 놓았다. 다음 수순은 현역 은퇴였다. 올해를 끝으로 사실상 은퇴가 예정되어 있지만 서울은 차두리의 은퇴를 만류하며 1년이라도 더 현역 생활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적극 설득했다.

하지만, 차두리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그의 축구 고향인 독일로 지도자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EB하나은행 FA컵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결승전에서 서울 팬들은 '차두리 고마워'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선수 생활을 접는 그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다음달 7일 올해 마지막 홈 경기인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에 차두리는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해 이날이 홈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최종전이었다.

차두리는 2002년 독일 레버쿠젠에서 프로 데뷔했다. 2010년 스코틀랜드 셀틱 소속으로 2010년 FA컵, 2012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3년 국내 복귀 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그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만나 2무승부를 거두고도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우승컵을 내줬다.

지난해 FA컵 결승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성남FC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차두리는 은퇴를 결심했지만 팬들이 마지막 홈 경기에서 '두리형 가지마 ㅠㅠ'라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1년 재계약으로 보답했다. 대표팀으로 올 1월 나선 아시안컵에서도 결승까지 올랐으나 호주에 연장에서 패하며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서울 선수단은 모두 은퇴하는 차두리를 위해 이번 FA컵 우승에 매달렸다. 안양 시절인 1998년 이후 17년 만에 FA컵 정상에 도전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윤일록, 고요한 등 후배들은 "두리 형을 위해 우승하겠다"라며 똘똘 뭉쳤다.

이날 차두리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섰다. 후배들을 독려하며 순식간에 공격에 가담하는 능력은 여전했다. 은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듯 관중석 여기저기서 "차두리! 은퇴하지마"라고 소리쳤다.

결국, 이날 서울은 후반 42분 아드리아노의 극적인 결승골 등 막판 놀라운 경기력을 보이며 3-1로 승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선수들은 차두리에게 달려가 안기며 기뻐했다. 차두리도 아이처럼 기뻐했다. 홈에서의 마지막 경기는 차두리에게 행복 그 자체였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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