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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터 변신 현대캐피탈 임동규 "따로 연습한 건 아니에요"


KB손해보험전 2세트 반전 조커 역할 해내…'비치발리볼 효과?'

[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다시 한 번 파격적인 선수 기용을 선보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16시즌 NH농협 V리그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레프트 임동규가 아닌 '세터' 임동규 카드를 다시 한 번 꺼냈다.

현대캐피탈이 세트스코어 0-1로 끌려가고 있던 2세트, 최 감독은 주전 세터 이승원을 빼고 임동규를 코트에 투입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5-12로 KB손해보험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분위기 반전과 함께 흐름을 바꿔보기 위한 세터 교체다.

그런데 '임동규 카드'가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임동규의 서브 순서에서 현대캐피탈은 3점을 연속해서 따라붙었다. 임동규는 3차례 토스를 시도해 2점을 이끌어냈다. 오레올에게 올린 토스는 깔끔했다.

현대캐피탈이 10-13까지 따라붙자 최 감독은 벤치에서 쉬고 있던 이승원을 다시 코트로 내보냈다. 임동규는 자신의 임무를 다한 뒤 웜업존으로 돌아갔다.

현대캐피탈은 결국 KB손해보험에게 3-1 역전승을 거뒀다. 2세트 추격전 끝에 듀스로 따라붙는 접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부분이 경기 승패를 가른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임동규가 올 시즌 실전에서 백업 세터 역할을 맡은 건 지난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전 이후 두번째다. 그는 경기 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감독님에게 세터 준비를 하라는 말은 듣긴 했다"며 "그러나 따로 세터 연습을 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동규는 "사실 나 뿐만 아니라 팀 선수 거의 모두가 포지션에 상관없이 2단 토스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감독이 팀 지휘봉을 잡은 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여름부터 토스 훈련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 임동규는 "하계 훈련 때 비치발리볼을 하면서 토스 연습을 했다"며 "비치발리볼은 모두가 공을 받고 토스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수단 전용숙소와 체육관이 있는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는 비치발리볼 코트도 마련돼 있다. 임동규는 "효과는 있다"고 웃었다.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임동규가 올린 토스를 공격으로 연결했던 문성민은 "팀내에서 리베로를 제외하고 (임)동규 형이 토스를 가장 잘 올리는 것 같다. 경기에서도 잘 올려줄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한편 임동규는 "세터로 포지션을 바꾼 건 아니다"라며 "나 뿐만 아니라 동료들 모두 마찬가지다. 토스를 할 상황이 오면 그렇게 하는 것이고 2단 연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떤 자리나 임무를 떠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일단 코트에 들어가면 열심히 뛰려고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천안=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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