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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첩, 日 위해 준비된 명품시계도 뺏었다


대회 MVP, 준결승 및 결승 수훈선수에게 제공…이대호가 차지해

[정명의기자] '11·19 도쿄대첩'은 일본이 스스로를 위해 준비한 잔치상을 한국대표팀이 뒤엎은 통쾌한 경기였다. 일본이 준비한 것 중의 하나인 '부상' 명품시계도 한국 선수에게 돌아갔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4-3 대역전승을 거뒀다. 0-3으로 뒤지던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대거 4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일본을 무너뜨렸다.

이번 대회는 철저히 일본의 우승에 초점이 맞춰진 대회였다. 표면적인 대회 개최 이유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야구를 정식 종목으로 재진입 시키기 위해서였다. 야구가 다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려면, 국제대회를 통한 세계적인 저변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만과 함께 대회를 공동 개최한 일본은 여러가지로 홈 어드밴티지를 누렸다. 한국과의 개막전 장소부터가 삿포로돔이었다.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의 등판을 염두에 두고 그의 소속팀 니혼햄의 홈 구장 삿포로돔을 고른 것. 여기에 4강전과 결승은 다시 도쿄돔으로 이동해 경기를 치르도록 했다.

공식 개막전 한 경기는 일본, 조별예선과 8강전은 대만, 다시 4강전과 결승은 일본에서 열리는 일정이었다. 한국은 총 3차례나 이동을 해야 했고, 모두 원정경기를 치러야 했다. 반면 일본은 대만만 한 차례 다녀오면 되는 일정인데다 익숙한 안방에서 상대팀들을 맞았다.

경기 일정에도 일본의 꼼수가 있었다. 20일로 예정돼 있던 일본의 준결승 일정을 19일로 당겨버린 것. 한 술 더 떠 대만에서 일본으로의 이동 시간을 준결승 상대인 한국은 오전 이른 시간, 일본은 오후로 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 선수들은 한두 시간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한 채 새벽같이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비행기 좌석도 대부분이 좁디 좁은 이코노미 석이었다.

그 모든 것을 한국 선수들은 극복했다. 일본에 통쾌한 역전극을 선사했다. 일본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일본이 프로 선수들을 참가시킨 국제대회에서 3점의 리드를 한 번에 빼앗긴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한국과의 경기에서 3점 차 역전패를 당한 것도 처음. 그만큼 일본에게는 안방에서의 굴욕적인 패배였다.

한국은 또 하나 일본의 속을 뒤집어놨다. 다분히 일본 선수들을 위해 준비돼 있던 부상을 가로챈 것. 이번 대회 스폰서인 스위스 시계 브랜드 '우브로'는 대회 MVP와 준결승전 수훈선수(2개), 결승전 수훈선수에게 부상으로 명품시계를 수여한다. 가격이 192만엔(약 1천800만원)에 이르는 명품시계다.

전승 우승을 노리던 일본으로서는 총 4개의 시계 중 3개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터. 그러나 준결승전에서 시계의 주인공은 9회초 2타점 역전 결승타를 작렬시킨 한국의 이대호가 됐다.

재밌는 것은 3, 4위전에는 시계 부상이 없다는 점. 일본은 3, 4위전으로 밀릴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준결승을 앞두고 일찌감치 결승전 선발을 예고하는 등 설레발을 쳤던 일본이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에게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며 3, 4위전을 치르게 됐고, 명품시계는 구경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한국은 결승에서 승리, 우승을 차지할 경우 시계 하나를 더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일본에게도 시계 하나가 주어질 가능성은 있다. 개막전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준결승전 7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오타니에게 대회 MVP를 수여하면 되는 일.

오타니가 워낙 뛰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3위나 4위 팀에서 대회 MVP가 나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일본이 그동안 보여준 텃세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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