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만2천여 관중이 '황선홍!'이라 소리치자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졌다.
포항 스틸러스는 2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최종전에서 FC서울에 2-1로 이겼다. 1-1이던 후반 종료 직전 강상우의 극적인 골로 승리했다.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 확보는 실패했지만 3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을 노린다.
고별식에서 눈물을 쏟으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던 황 감독은 인터뷰룸에 들어서자마자 "수원이 이겨서…"라며 첫마디를 던졌다. 포항이 이겼지만, 수원도 전북 현대를 2-1로 꺾는 바람에 2위 탈환에 실패했다는 의미였다.
황 감독은 "툭하면 운다. 울지 않고 좀 쿨하게 받아들이고 싶었는데 감정이 교차하더라. 지난 5년간 늘 좋았던 것은 아니어서 더 그랬다"라고 말했다.
가장 좋았던 기억은 역시 2013년 정규리그 울산 현대와의 최종전이었다. 추가시간 김대호의 극적인 결승골로 2-1로 승리하며 FA컵, 정규리그 2관왕에 올랐다. 그는 "2013년 마지막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지도자 하면서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마무리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라고 전했다.
최용수 감독과의 라이벌 의식도 마지막까지 나왔다. 그는 "최용수 감독은 한국 축구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감독이다. 나도 배울 점이 많아. 어떤 상황이든 다시 만난다. 선의의 경쟁을 하며 라이벌 관계가 더 발전하리라고 본다"라며 고마워했다.
재임 내내 최전방 공격수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던 황 감독은 "많은 선수가 기억에 남지만 아무래도 공격수에 대한 갈증이 있다 보니 고무열이 가장 머릿속에 남는다. 앞으로 포항에서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황 감독은 다음 달 K리그 시상식, P급 지도자 강습 등이 끝나면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그는 K리그의 발전을 기대하며 "축구는 다양성이 존재해야 한다. 여러 스타일이 있어서 공존할 수 있고 배울 점도 있다. 젊은 감독들이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며 후배 40대 감독의 발전을 기원했다.
다시 돌아올 시기는 아직 모른다. 황 감독은 "아직 결정된 것도 없고 기약을 할 수도 없다"라고 전했다. 황 감독은 최근 세레소 오사카(일본) 영입설에 휘말렸다. 그는 해외 지도자 생활에 대해서는 "전혀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여러 가지 다 경험해야 한다.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도전을 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라며 환경에 상관없이 새로운 무대에서 복귀할 가능성이 있음을 예고했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