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는 지난달 30일 3라운드 첫 맞대결을 했다. 두 팀의 경기가 열린 천안 유관순체육관, 1세트 테크니컬 타임아웃이 끝난 직후 코트에 들어선 한 선수를 보고 현대캐피탈 홈팬들의 함성이 울러퍼졌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1세트 8-8 상황에서 선수교체를 지시했다. 선발 세터로 나온 이승원을 대신해 노재욱이 코트에 나왔다.
노재욱에게는 의미있는 출전이었다. 노재욱은 지난 10월 31일 열린 OK저축은행전 이후 한 달 만에 밟는 코트였다. 그는 팀 연습 도중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그동안 개점휴업했다.
노재욱은 이승원을 대신해 팀 공격을 지휘했다.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의 추격을 뿌리치고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 귀중한 승점 3을 손에 넣었다. 주포 오레올(쿠바)과 문성민이 제 역할을 했다. 그리고 노재욱도 교체 직후부터 경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며 공격 조율을 잘 했다.
노재욱은 코트에 나오지 못했던 기간을 두고 "암울했다"고 말했다. 부상 치료와 재활로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선후배 동료들은 연습을 했지만 나는 매일 치료실에 있었다"며 "정말 답답하더라"고 부상 시기를 돌아봤다.
노재욱은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그토록 바라던 코트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우리카드전에 앞서 복귀 일자는 잡혀 있었다. 지난달 25일 열린 한국전력과 경기였다. 하지만 그 때는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몸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부상을 당하기 전처럼 완벽한 몸상태는 아니다. 그는 "100%는 아니다. 정상 기준으로 보면 60%정도다. 점프가 아직 제대로 안되고 코트에서 뛸 때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실전 경기를 치르다보니 아직은 낯설다.
최태웅 감독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최 감독은 우리카드전이 끝난 뒤 "승패를 떠나 (노)재욱이를 내보낸 건 내 불찰"이라면서 "당장 눈 앞의 경기에만 신경을 썼다, 재욱이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데 무리수를 둔 셈"이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노재욱은 "오늘처럼만 뛰면 괜찮다"고 웃었다, 그는 "그래도 코트에서 형들과 함께 풀레이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했다. 결장 기간이 꽤 길었지만 동료들과 손발은 잘 맞았다. 노재욱은 "오프시즌부터 계속 맞춰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문성민도 "재욱이와 재미있는 경기를 치른 것 같다"고 했다. 둘은 우리카드전에서 속공을 한 차례 시도해 점수를 내기도 했다. 센터 공격수가 아닌 라이트에서 뛰고 있는 문성민이 속공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문성민은 "팀 훈련에서 종종 시도를 했다"며 "재욱이와 (이)승원이하고도 (속공을) 맞춰봤다"며 웃었다. 전위에 자리할 때 센터만 속공을 하라는 법은 없디. 최 감독이 추구하고 있는 '토털배구'는 기회가 생기거나 상대팀의 빈틈을 노려 역으로 이런 시도도 곧잘 한다.
최 감독은 "연습 때 (문)성민이가 속공을 하는 걸 보고 실전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하지 말라고 농담을 건넸는데 우리카드전에서 한 차례지만 이를 활용하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노재욱의 복귀로 현대캐파탈은 선수 기용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그가 빠져 있는 동안 백업세터 역할을 맡았던 레프트 임동규도 제자리로 갔다.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던 이승원도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조이뉴스24 /천안=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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