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살아 남는다!'
2016 리우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준비하는 올림픽 축구대표팀 신태용호의 분위기는 겉은 뜨겁지만 속은 차갑다. 생존 경쟁에서 이겨 최종 엔트리에 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모든 선수가 갖고 있지만 드러내놓고 표현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 7일 제주 서귀포에 소집된 32명의 대표팀은 자신의 능력을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17일 울산에서의 2차 전지훈련 전까지 일단 신태용 감독의 눈에 들어야 살아 남는다.
상대적으로 덜 조명받는 골키퍼 4명도 마찬가지다.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김형근(영남대학교), 임민혁(고려대학교), 이창근(부산 아이파크)은 그들만의 소리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계속 소집됐던 김동준(연세대학교)이 요추 염좌 판정을 받아 잠시 이탈해 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는 언제든지 합류 가능한 자원이라는 점에서 경쟁자들의 불안함은 여전하다. 최종 예선에는 골키퍼가 3명만 포함된다.
9일 서귀포 축구공원에서의 대표팀 훈련 분위기가 이를 대변했다. 이운재 골키퍼 코치는 빌드업 과정을 연마시키면서 "잘 잡고 정확히, 강하게 하라"고 소리쳤다. 선수들이 말없이 몸을 던지자 "말해, 말하라고"라며 다그쳤다.
A대표팀에 불려갔던 경험이 있는 구성윤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 "대표팀에서의 경쟁은 당연하다. 경직되지 않고 즐겁게 나만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우선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했다.
장점 어필도 중요하다. 196.5cm로 대표팀 내 최장신인 구성윤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신장이 커서 공중볼 경합에 자신이 있다. A대표팀 발탁도 좋은 경험이었다. 수준 높은 선수들과 훈련을 같이 했다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얘기했다.
신태용 감독의 스타일에도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는 구성윤은 "신 감독님이 자율 속 엄격한 규칙이 있다고 하셨다. 너무 긴장하지 말고 즐겁고 자유롭게 하라는 말이었다"라며 신 감독의 말을 가슴속에 새겨놓고 훈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팀의 챌린지(2부리그) 강등을 겪고 대표팀에 온 이창근(부산 아이파크)은 "100%의 힘을 쏟는 것은 아니지만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운동을 하고 있다. 대표팀에서의 운동이 더 힘들고 긴장도 있다.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 안된다"라고 절박감을 노래했다.
이창근은 20세이하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올 시즌 부산에서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주전 골키퍼 이범영과의 경쟁에서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그는 "경기에 나서야 대표팀에 올 수 있다. 부산에서 감독님이 몇 경기 뛰게 해줬고 그 이후 대표팀에 왔다"라며 어럽게 얻은 기회인 만큼 온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도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창근은 "신장은 작지만 순발력과 발 밑을 활용하는 플레이가 좋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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