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오재필(33)이 에이전트로 변신했다.
오재필은 지난 2013년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어깨 통증이 심해져 더는 선수로 뛰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 현역 생활을 연장할 수도 있었지만 오재필은 조금 먼저 제2의 인생을 개척하기로 마음 먹었다.
오재필의 현역 시절은 부상과의 싸움 그 자체였다. 수술만 7차례, 전신마취만 3차례를 했다. 그래도 공주고 재학 시절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꾸준히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그러던 2013년 다시 한 번 어깨에 통증이 찾아오자 깊은 고민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 오재필은 "이대로 계속 하더라도 1.5군으로 야구 인생이 끝날 것 같았다"며 "제2의 인생을 빨리 준비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은퇴의 배경을 설명했다.
은퇴를 결심한 후 오재필은 미국으로 건너갔다. 스포츠 경영, 마케팅 등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프로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도 미국행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다.
미국 생활 중 오재필은 에이전트 쪽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인연이 닿았다. 에이전트 역시 오재필이 관심을 두고 있던 분야 중 하나. 오재필은 그 방면으로 많은 것을 배운 후 에이전트가 되기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
결국 오재필은 'RA 매니지먼트'라는 회사를 만들어 에이전트 일을 시작했다.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 한국 구단들에게 소개시켜주는 것이 주된 업무다.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진 한국행을 원하는 10명 가량의 선수들이 벌써 오재필의 에이전시에 소속돼 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다. 미국에는 수많은 에이전시가 설립돼 있다. 류현진과 추신수가 소속돼 있는 보라스 코퍼레이션, 강정호와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왔던 옥타곤 월드와이드 등과 같은 대형 회사도 많지만 군소 회사들은 수백개가 넘는다. 오재필은 앞으로 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도 오재필은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때문에 미국에서 계속해서 선수들을 보고 있는 우리 쪽에 의뢰가 많이 들어올 것으로 믿는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국내 시장도 오재필의 시야에 들어가 있다. 아직 KBO리그는 에이전트 제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문화체육부는 지난해 '스포츠비전 2018'을 발표하며 에이전트 제도 도입 방침을 밝혔다.
오재필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걱정을 해주시는 분들도 많다"며 "그래도 난 새로운 인생에 사활을 걸었다. 열심히 뛰다보면 인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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