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가슴 찡한 가족 드라마와 인공위성 로봇이 만났다. 딸을 잃고 전국팔도를 헤매는 남자와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로봇의 만남이 신선한 호흡을 낳을 전망이다.
14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 제작 영화사좋은날, 디씨지플러스)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이호재 감독과 배우 이성민, 이희준, 이하늬, 김원해, 채수빈이 참석했다.
영화는 하나 뿐인 딸 유주를 잃어버린 남자 해관(이성민 분)의 이야기다. 아무런 증거도 단서도 없이 사라진 딸의 흔적을 찾기 위해 해관은 10년 동안 전국을 찾아 헤맨다. 모두가 이제 그만 포기하라며 해관을 말리던 그 때, 해관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 '소리'를 만난다.
숱한 작품들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이성민은 tvN 드라마 '미생'의 오차장 역을 통해 대중에게 보다 친숙한 이미지를 얻은 배우다. 그는 딸이 실종된 뒤 전국을 헤매는 남자 해관 역을 맡았다.
앞서 이호재 감독은 로봇을 소재로 한 이번 영화에 대해 "익숙함과 생소함이 있을 것"이라며 "가족 이야기를 로봇이 더 따뜻하게 만들어줄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주요 배역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선 "일단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해관 역은 어느 분이 오시든 1인2역이라 생각했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이어 "(로봇인) 소리의 연기력은 해관이 책임질 것이라는 생각에 캐스팅했다"며 "이성민이 합류해줘 너무 만족스럽게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희준, 이하늬는 사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해 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제안했는데 덥석 물어 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성민은 "1인2역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새로운 영화라 생각했다"며 출연 이유를 알렸다. 그는 "로봇이 나온다는 점이 관심을 자극했다. 한국 영화에 지금껏 없던 장르라 생각해 '이 때다, 처음 해보는 것을 해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장에서는 여러 생각을 많이 하며 촬영했다. 상대가 기계다보니 계산을 해야 했다. 감독이 처음 캐스팅할 때 생각했다는 '1인2역'이라는 이야기가 촬영하며 이뤄진 것 같다"고 작업 당시를 떠올렸다.
그런가하면 나사가 도청을 목적으로 만든 인공위성 로봇 소리의 목소리를 연기한 인물은 배우 심은경이다. 소리는 겉보기엔 도청 로봇이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이자 해관의 딸 유주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다. 해관과 우정을 쌓아가며 독특한 호흡을 뿜어낼 예정이다.
심은경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는 대신 영상으로 인사를 전했다. 그는 "로봇의 목소리 역을 맡게 됐다"며 "소리로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인식하고 들을 수 있는 특별한 로봇"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어 "소리는 10년 전 딸을 잃어버린 해관 아저씨를 우연히 만나고 도우려 한다"며 "더빙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 인물이 아닌 로봇 연기는 이번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답했다.
심은경은 "여태껏 한 연기 중 가장 감정이 없는 연기였다"며 "그 속에서도 소리의 따뜻한 감성을 그리려 노력했다"고 작업 당시를 떠올린 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참여했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며 그는 "따뜻하다"며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은 영화이니 많이 사랑해달라"고 알렸다.
그런가하면 이희준은 국가정보안보국 소속 요원으로 소리를 찾는 일을 맡으며 승진을 노리고 있는 인물 진호 역을, 이하늬는 항공우주연구원 소속의 박사 지연 역을 맡았다. 신예 채수빈은 사춘기 이후 아버지와 서먹해진 딸 유주 역을, 김원해는 해관의 오랜 친구이자 수리의 달인 구철 역을 연기했다.
이하늬는 "SF영화를 좋아하진 않는데 이 영화를 (로봇이 나온다는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라"며 "장르를 어떻게 해야 할까 싶었다. SF휴머니즘 드라마 같다"고 답했다. 이어 "할리우드 영화에서 로봇이 나오는 것은 익숙한데, 이 영화는 로봇을 우리 정서에 완벽하게 녹여낸 작품 아닐까. 한국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알려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로봇, 소리'는 오는 2016년 1월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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