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SK 와이번스 선수단은 지난달 8일 새로운 주장으로 김강민(외야수)을 선임했다. 이후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김강민은 구단 시무식이 열린 5일 오후 취재진과 만났다.
김강민은 "주장 제의를 처음 들은 뒤 '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걱정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말로만 후배들을 비롯한 선수단에게 '이래라 저래라'하는 주장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나부터 먼저 열심히 운동을 하고 솔선수범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강민이 SK 주장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시즌 주장이던 조동화가 1군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 선수단 임시 주장을 잠시 맡은 경험이 있다. 그는 "기억도 잘 안난다"며 "(임시 주장을 했을 때)팀이 잘 굴러가지 못했다"고 웃었다. 경험상 주장이 쉬운 자리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김강민은 올 시즌 프로 15년차 시즌을 맞는다. 경북고를 나와 지난 2001년 SK에 지명됐고 2002년 한 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지금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뛰며 많은 주장들을 겪었다. 그가 신인 시절에는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SK 주장을 맡았고 이후 김재현 한화 이글스 코치, 최태원 LG 트윈스 코치, 이호준(NC 다이노스) 박진만(현 SK 수비코치) 박정권, 조동화 등이 그 자리를 거쳤다.
김강민은 "어릴 적에는 잘 몰랐던 부분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선배들을 옆에서 지켜보고 많이 보던대로 선수들을 잘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김강민은 그동안 SK에서 많은 일을 경험했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했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대박' 계약을 하기도 했다. 그는 2014시즌 종료 후 SK와 재계약했다.
팀 성적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정말 자신이 있었다"며 "그 때는 우리팀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일본프로야구에 참가해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정도라고 당시 선수들끼리 농담도 하고 그랬다"고 영광의 시절을 돌아보며 웃었다.
현실은 다르다. SK는 더이상 강팀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지난 시즌에는 치열한 순위 경쟁끝에 5위에 오르며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하지만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에게 밀려 일찌감치 '가을야구'을 접었다. 김강민은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는 걸 알고 있다"며 "하나 하나 밟고 다시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그에게도 지난 시즌은 잊고 싶은 기억이다. 그는 FA 재계약 첫 해 9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6리(293타수 72안타) 4홈런 31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부상도 원인이 됐지만 김강민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는 "나부터가 야구를 잘해야 한다"며 "이번 겨울만큼 준비를 많이 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장으로 시즌 밑그림을 미리 그리진 않기로 했다. 역시 지난 경험 때문이다. 김강민은 "예전에 '20-20' 클럽에 꼭 들고 싶어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리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다. 그런데 미리 준비한 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스트레스가 상당했다"며 "목표의 반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했다.
프로 입단 후 처음 정식 주장 자리를 맡은 김강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소통'이다. 그는 "김광현, 최정과 같은 투타 주축 선수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스프링캠프에서 지켜보면 선수들도 잘 알 것이다. 물론 마냥 좋게만 대하지는 않겠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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