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지난 6일 목동구장에서는 넥센 히어로즈의 2016년 시무식이 열렸다.
당시 현장을 찾은 취재진은 염경엽 넥센 감독에게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진출로 빠진 타선에 대한 우려는 없는가?'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했다.
넥센 타선에서 박병호(미네소타)는 상징과 같은 존재였다. 4시즌 연속 홈런과 타점왕을 차지한 그의 부재는 팀 전력 평가에 가장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그렇지만 염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지난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2014시즌 40홈런을 친 강정호(피츠버그)가 역시 미국에 진출하며 빠졌다. 그 때도 염 감독은 "고민은 되지만 괜찮다"고 했다.
◆박병호 빠진 1루, '걱정 마세요'
물론 지난해와 올해 팀 상황이 비슷하진 않다. 그러나 염 감독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박)병호와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유한준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들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당장 박병호의 빈자리는 윤석민이 맡는다. 그는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비슷한 임무를 맡았다. 윤석민은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해 유격수로 포지션 변경 준비를 했다.
쉽지는 않았다.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다 보니 윤석민에게도 부담이 됐다. 적응에 시간이 걸리다 보면 팀 전체 전력에도 좋은 일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김하성이 두각을 나타내며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김하성은 괜찮은 수비 실력에 타율 2할9푼(511타수 148안타)에 19홈런 73타점 22도루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그렇다고 윤석민이 부진한 시즌을 보낸 것은 아니다. 그는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놀라운 점은 주전 멤버가 아니면서도 눈에 띌 만한 성적을 냈다는 것이다.
윤석민은 지난 시즌 염 감독이 얘기한 '백업 주전'의 핵심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1, 3루 주전인 박병호와 김민성의 휴식 시간을 보조하면서 지명타자로도 나왔다. 규정타석(446타석)에는 모자랐지만 108경기에 나와 타율 2할9푼4리(361타수 106안타) 14홈런 71타점이라는 쏠쏠한 활약을 했다.
◆주전 첫 해, 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그 이상을 위해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윤석민은 드디어 확실한 주전 멤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염 감독은 일찌감치 1루수 주전 후보로 윤석민을 꼽았다.
3루수나 유격수와 견줘 1루수는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덜하다. 윤석민이 갖고 있는 공격력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는 것이다.
그는 친정팀인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출전 기회와 자리만 보장된다면 3할 타율에 두자릿수 홈런이 충분히 가능한 선수로 꼽혔다.
지난 2012년은 그 가능성을 처음 보여준 시즌이 됐다. 윤석민은 당시 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1리(289타수 84안타) 10홈런 48타점을 기록했다.
2013시즌 종료 후 윤석민은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2014시즌 10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당장 윤석민에게 박병호에 버금가는 활약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본적인 타격 파워를 갖췄기 때문에 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며 지난해 성적 이상도 기대할 만하다.
윤석민은 '포스트 박병호' 시대를 맞게 되는 넥센 타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본인도 팀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제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일 일만 남았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