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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김사율 "익산에는 되도록 안가야죠"


"지난해 부진 반드시 벗어날 터" 각오…스프링캠프 '스타트'

[류한준기자] "제 자신도 납득이 안되더라구요." kt 위즈 투수 김사율은 스파이크 끈을 단단히 묶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프로 18년차 시즌을 앞두고 있는 베테랑 김사율은 지난해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그는 2014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롯데 자이언츠에서 kt로 이적했다.

KBO리그 데뷔를 했던 곳인 정들었던 고향팀 롯데를 떠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튼 것이다. 조범현 kt 감독은 김사율에 대해 "젊은 투수가 많은 마운드를 잘 이끌어 줄 것으로 본다"고 기대를 걸었다.

신생팀 kt는 상대적으로 뒷문이 허약했기 때문에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20., 34세이브를 올리며 롯데 마무리로 뛴 김사율의 경험을 높이 샀다. 하지만 김사율은 지난 시즌 재미를 못봤다.

그는 21경기에 등판해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은 8.06으로 높았다. 1군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은 이후 개인적으로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2002년 롯데에서 거둔 4승 1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48의 성적보다도 훨씬 못했다.

김사율이 부진했던 원인은 두 가지다. 팔꿈치 통증과 심리적인 부분이다. 김사율은 "새로운 팀에 와서 그런지 지난해에는 너무 많은 걸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롯데 시절에는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거나 한 경기를 잘 던지지 못해도 훌훌 털어내려고 했다"며 "그렇게 마음을 먹는게 내 자신에게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마운드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런데 kt에서는 이런 부분이 잘 안됐다. 시범경기 때부터 꼬이기 시작했고 마운드에서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지 못했다. 생각이 많아지면서 공을 마음대로 던지지 못했다.

주위에서는 이제 한계가 온 것 아니냐는 말이 들렸다. 선수로 적지 않은 나이였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김사율도 이런 면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롯데에서 마지막 2년과 지난해 성적만 놓고보면 당연히 그런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1군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퓨처스(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그는 "반년 정도 2군에 있었던 셈인데 정말 긴 시간이었다"고 했다. 김사율은 정규 시즌 종료 후 익산에서 열린 마무리캠프까지 참가했다.

조 감독은 당시 캠프 종료 후 김사율에 대해 "확실히 시즌 초반보다는 나아졌다"며 "2016 시즌 기대를 충분히 걸어볼 만하다. 고참으로 마운드에서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다시 기대를 키웠다. 김사율은 "감독님께서 그렇게 얘기해주신 부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며 "말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꿈치가 아프지만 수술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통증이 심하진 않다"며 "이 정도는 누구나 다 안고 뛴다. 괜찮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타자를 상대할 때의 요령에 대해 좀 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김사율은 "그 전까지는 내 느낌에 집중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며 "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통해 타자가 치기 어렵게 만드는 것에 대해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타자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투구를 하겠다. 이번 캠프는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베테랑이지만 몸에 익은 익숙한 습관이나 생각을 버리는 게 지난 시즌 부진을 만회하는 첫걸음이라고 판단했다.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 감독은 김사율의 쓰임새를 넓게 보고 있다.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를 모두 경험했기 때문이다. 김사율도 "어떤 자리든 팀에 꼭 보탬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올 시즌에는 익산에는 되도록 가지 않을 것이고 꼭 그렇게 하겠다"고 웃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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