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아이돌은 드라마와 예능의 단골 캐스팅 카드지만, 들어가는 문은 좁다. 누군가에겐 자동문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속 동굴 문보다 더 꽉 닫혀 있다. 그래서 늘 간절한 스텔라는 그 문을 열기 위해 '할 수 있다'고 늘 주문을 외우며 항상 열정을 불태운다.
데뷔 후 1년에 1곡 정도 발표하고 음악 방송 몇 번 출연한 게 전부였던 스텔라는 지난해 '떨려요'를 발표한 이후 모처럼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만큼 행사가 물밀듯 들어와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다. 무대에 대한 갈증을 마음껏 풀었다.
불안감도 있었다. 스텔라 멤버들은 2011년 데뷔 때 바짝 주목을 받았다가 사그라지고, 2014년 '마리오네트'로 잠깐 이목을 끌다 관심이 시들해졌던 것을 이미 경험했다. 세 번째는 달라야 했다. 그래서 스텔라 멤버들은 더 독기와 오기를 품고 새 앨범 준비에 매진했다.
그렇게 완성한 앨범이 지난 18일 발매한 '찔려'다. 타이틀곡 '찔려'를 비롯해 강렬하고 섹시한 분위기의 '인섬니아(Insomnia)', 운명 같은 상대에게 마법의 주문을 거는 귀여운 '러브 스펠(Love Spell)', 멤버 가영이 작사에 참여한 발라드 '신데렐라' 등 6트랙으로 구성된 미니앨범이다.
'찔려'는 모두가 한 번씩은 겪을 '사랑이 끝나가는 지점'을 이야기하는 곡이다. 남자의 진심을 알고 싶은 여자의 심정을 '찔려?'라는 질문으로 압축해 표현했다. 이전과 가장 다른 지점은 파격적이었던 섹시를 청순 섹시로 수위를 낮추고 여기에 발랄함을 더했다.
"이번 신곡 '찔려' 콘셉트는 청순 섹시로 진짜 내 옆에 있는 여자친구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떨려요' 때는 강렬한 섹시였다면 이번엔 친근하다고 할까. 화장기도 그 전에 비해서 많이 없어졌어요. 의상도 노출을 줄이고 벨벳 소재 등으로 따뜻한 느낌을 줬고요."
퍼포먼스도 많이 달라졌다. 관능적이었던 '떨려요' 때와는 달리 상의를 살짝 들어 올려 허리 라인을 살짝 보여주는 포인트 안무를 넣었다. 여기에 파워풀한 군무까지 전체적으로 절제된 섹시미를 표현하려고 했다.
자극에는 관성이 생기기 마련이기에 수위를 낮춘 콘셉트는 주목을 덜 끌 위험성이 있지만, 스텔라는 새로운 매력들로 빈자리를 채웠다.
"수위를 낮추면 관심이 다시 줄어들 거란 생각도 했어요. 걱정은 됐지만 이런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분명 있으실 거라 생각해요. 거부감은 확실히 덜할 것 같고요. 그런 면에서 더 기대가 되요. 저희도 이전보다 더 편하게 작업했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워요."
이번 앨범이 스텔라에게 더 특별한 건 2년 만의 미니앨범이라는 점이다. '떨려요'가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또 그 덕에 솔로 파트로만 구성된 '러브 스펠'을 통해 멤버별 보컬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서로의 매력을 좀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많이 사랑해 주신 덕에 열심히 많이 활동을 할 수 있었고 미니앨범으로 나올 수 있었어요. 아니었으면 또 싱글이었을 거예요. 사진도 화보 형식으로 많이 수록했고 장르도 다양하게 담았고 볼거리 들을거리가 더 많아요. 확실히 더 많이 확실하게 준비한 느낌이 들어요."
'떨려요'를 발표할 당시보다 상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위태로운 건 여전히 마찬가지다. 멤버들은 "이번에 안 되면 또 앞날이 안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감은 더 많이 생겼다. 지난해는 '이것마저 안 되면 기회도 없겠구나'였다면, 올해는 '더 많이 활동하자'는 희망이 있다.
신곡을 많이 들려줄 수 있는 무대가 많기를 바라는 건 물론이고, 다른 그룹들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말 기회만 주어진다면 누가 나가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민희가 '비밀병기 그녀' 나갔을 때 걸그룹 10명 중에서 꼴등으로 시작해 마지막에 1등이었어요. PD님께서 반전의 아이콘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이젠 스텔라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스텔라는 기회는 적지만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는 간절함과 120% 발휘할 열정을 갖고 있다.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도 조금씩 조금씩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서고 있다. 멤버들은 "우리는 여전히 우리를 지키기 위한 오기로 매순간 열심히 해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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