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원주에서 끝내겠습니다."
은근한 신경전이었다. 일단 두 팀 사령탑과 선수들은 원주 동부의 홈인 원주에서 6강 플레이오프를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3차전에서 끝나느냐, 4차전까지 가느냐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갈렸다.
23일 서울 신사동 KBL센터에서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3위 고양 오리온 추일승(53) 감독과 선수 대표 이승현(24), 6위 원주 동부 김영만(44) 감독과 선수 대표 허웅(23)이 참석해 신경전을 벌였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2014~2015 시즌 6강 PO를 떠올렸다. 당시 오리온은 접전을 벌였고 2승 3패로 창원 LG에 패하며 PO행 티켓을 넘겨줬다. 이를 의식한 듯 추 감독은 "매 시즌 팬들에게 희망고문을 드렸는데 올 시즌에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확신한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승현도 마찬가지, "지난해 6강 PO에서 아쉽게 탈락했는데 올해는 선수 구성원이 훨씬 좋아졌다. 챔프전까지 가서 우승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양 팀의 경기는 오는 26일 오리온의 홈인 고양에서 시작한다. 5전 3선승제인 6강 PO는 1, 2, 5차전을 오리온 홈코트에서, 3, 4차전을 동부 홈에서 치른다. 어느 팀이든 3연승하거나 3승1패를 거둔다면 동부 홈인 원주에서 시리즈를 종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얼마나 빨리 끝낼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추 감독도 "원주에서 3승 1패로 빨리 끝내겠다"라고 전했다. 이승현도 "원주에서 끝낸다고 했는데 될 수 있으면 3승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동부 김영만 감독도 "원정에서 1승 1패를 한 뒤 홈에서 전승을 해서 마무리하겠다"라고 맞받았다.
이승현의 용산고 1년 후배인 허웅은 재치가 있었다. 처음 그는 "원주에서 끝내고 싶다"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했다. 그런데 이승현이 원주에서 끝내겠다고 하자 "내 말이 그 말이다. 원주 3차전에서 끝낸다는 말이었다. (이승현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신경전을 펼쳤다.
양 팀의 핵심 선수는 부상에서 회복한 애런 헤인즈와 김주성이다. 헤인즈는 오리온의 주득점원이고 김주성은 원주의 정신적 지주다. 추 감독은 "오리온 처지에서 본다면 동부의 핵심은 김주성이다. 공수 양면에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그의 봉쇄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다"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반대로 팀에서 기대하는 선수들도 있다. 추 감독은 "빅맨보다는 앞선에서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필요하다. 김동욱, 최진수가 잘해야 이승현, 헤인즈의 활약이 좋아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김 감독은 "김주성이 무릎 부상으로 6주를 쉬었고 훈련에 나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 통해 컨디션을 올렸다. 최종전인 삼성전에서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고 본다"라며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리온 헤인즈에 대한 걱정도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헤인즈는 올 시즌 초반 몸이 좋았는데 두 번의 부상이 있어서 그런가 시즌 초반보다는 체력에서 많이 올라오지 않은 것 같다. 부상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한 느낌도 받았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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