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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양의지, 후배 박동원에게 배우려는 이유


"후배이지만 투쟁심 부러워…개인 목표 없지만 WBC 꼭 가고 싶어"

[김형태기자] "(박)동원이요."

의외의 답변이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인 양의지(29, 두산 베어스)의 입에선 넥센 히어로즈 박동원(26)의 이름이 나왔다. 국내 포수들 중 닮고 배우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고 하자 나온 대답이었다.

보통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선수 자신보다 선배이거나 화려한 경력의 선수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양의지는 자신에게는 없는 박동원만의 장점을 취하고 싶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넥센과 경기할 때 동원이를 보고 느낀 게 많다. 우리팀이 타점을 올릴 상황에서 내가 타석에 들어서자 상대 투수가 위축된 듯했다. 그러자 동원이가 마운드로 가더니 일부러 들으라는 듯 '야, 걱정말고 한 가운데 직구로 넣어. 보나마나 병살타야'라고 소리치더라, 투수의 기를 살리면서 내 기를 꺾겠다는 속셈이었다"며 "내가 포수로 앉아 있을 때도 그러더라. 방망이를 쥐고 타석에 들어서더니 포수인 나의 신경을 흐트러놓으려고 하는 모습에서 정말 배울 게 많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로서 어느 정도 정상의 반열에 오른 양의지이지만 자신이 얻을 게 있다면 후배에게서라도 배우겠다는 뜻을 숨김없이 밝힌 것이다. 겉으로는 세상을 달관한 듯한 표정이지만 속으로는 자기발전에 대한 의욕으로 가득차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선 버스터 포지와 야디에르 몰리나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선수가 없지만 양의지의 존재감은 2016년 현재 두산에서 무척 커졌다. 정상급 타격과 수준급 수비능력을 동시에 보유한 그이기에 그의 몸상태는 언제나 코칭스태프의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오른 엄지 미세골절로 고생한 그는 현재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회복단계에 접어들긴 했어도 운동량이 많으면 부상 부위가 붓는 등 아직 100%와는 거리가 있다. 보호대 없이 수비를 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다행히 타격할 때 큰 지장은 없는 편이다.

24일 소프트뱅크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양의지는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열린 '2016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 게임스' 스포트뱅크전에 포수 겸 5번타자로 선발출전한 양의지는 선두타자로 나선 2회말 2루수 키를 넘어가는 우전안타를 기록한 뒤 1-2로 뒤진 4회에는 역시 선두로 나서 좌월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6회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된 뒤 경기에서 빠진 그는 이날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팀은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에 2-3으로 패했지만 양의지의 활약은 타선에서 독보적이었다.

양의지는 포수로서 아직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나아져야 하는 부분으로 투수리드와 송구를 꼽았다. 블로킹능력은 '상급'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지만 이 두 부분은 아직 '중'에 머물러 있다는 자가진단이었다.

그는 "현재 투수리드는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포수의 리드라는 게 결국 투수가 잘 던지면 되는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지난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로 두산에 지명돼 간신히 프로에 합류했다. 입단 당시만 해도 주목하는 이가 거의 없었지만 나이 서른이 되기 전에 국가대표 주전 마스크까지 꿰찼다.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도 그는 대표팀의 안방마님 역할을 든든히 소화했다.

'인생역전'을 이루고 있는 과정인 그는 자신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김태형 감독을 만난 사실을 들었다. "입단해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해외 전훈을 떠나는 데 내 이름이 들어 있더라. 알고 보니 당시 배터리 코치셨던 감독님이 나를 전훈멤버로 추천하신 거였다. 참 고마웠다"며 "지금까지 포수로서 커오는 데 그 분으로부터 배운 게 참 많았다. 감독님이 되신 뒤 어떤 경우에도 직접 혼나본 적이 없다"고 소개했다.

타율 3할2푼6리 20홈런 93타점에 OPS 0.928. 지난해 개인 최고 성적을 갈아 치운 그는 3년 연속 올스타전 출전에 2년 연속 포수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프리미어12에선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를 밝히지 않았다. "정말로 개인 성적은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잘 하면 결국 성적은 따라오게 돼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년 3월로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한 집념만은 숨기지 않았다.

"정말 가고 싶어요. 그런 큰 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뤄보고 싶습니다"고 그는 눈빛을 반짝이며 답했다.

조이뉴스24 미야쟈키(일본)=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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