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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굿바이 '내딸 금사월', 욕하면서 갇힌 막장월드


뻔한 해피엔딩으로 허무한 복수극 마무리

[이미영기자] '내딸 금사월'은 성공한 드라마일까, 실패한 막장일까. 우리는 알면서도 김순옥표 막장 월드에 갇혔고, '욕하면서' 드라마를 즐겼다. '내딸 금사월'은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성공했지만, 막장 그 이상의 새로움은 없었다.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이 지난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속죄하기에도 부족한 60분이었다. 악의 축이었던 혜상(박세영 분)과 만후(손창민 분)는 몰락했고, 과거의 잘못을 참회했다. 또한 인물들의 갈등이 봉합되고 화해하는 해피엔딩의 결말을 맞았다.

50회 동안 이어진 길고 길었던 복수의 결말은 예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이었다.

지난 9월 첫회부터 14.7%의 시청률로 순조로운 출발을 했던 '왔다 장보리'는 스토리 전개에 탄력이 붙으면서 시청률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10회 만에 20%를 돌파했고, 중반 들어 가볍게 30%대를 돌파했다. 주말극 불패신화를 이어왔던 KBS 주말극과도 엎치락뒤치락 하며 쟁쟁한 대결을 펼쳤다.

'내딸 금사월'은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다섯손가락' '가족의 탄생' 그리고 2014년 화제작이었던 '왔다 장보리'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작품. '왔다 장보리'의 후광과 막장 드라마에 대한 우려, 엇갈린 시선 속에서 출발했다.

어디선가 본듯한 스토리가 펼쳐졌다.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주인공 금사월과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 간의 갈등은 진부했다. 캔디 같은 여주인공과 악녀의 대립, 기억상실증, 재벌가의 이야기까지, 고리타분한 소재들로 점철됐다. 처절한 사연을 안은 복수극에 출생의 비밀과 악녀 스토리로 인해 김순옥 작가의 자기복제 드라마라는 평도 있었다.

그러나 분명 김순옥 작가가 가진 힘은 무시할 수 없었다. 빠른 전개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고, 출생의 비밀 등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는 금사월과 찬민의 달콤한 러브라인을 비롯해 주변 인물들의 발랄하고 경쾌한 이야기로 상쇄됐다.

김순옥 작가 특유의 코미디 감각와 유쾌한 터치도 무거운 복수극의 분위기를 희석 시켰다. 악역이지만 다소 과장된 캐릭터와 어이 없는 상황 설정으로 웃음을 자아내던 다혈질 강만후(손창민 분)와 소국자(박원숙 분), 최마리(김희정 분) 등은 시트콤에 흡사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무한도전'과의 콜라보를 통해 국민 MC 유재석을 카메오로 출연시키는 데 성공, 코믹한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김순옥 작가의 장점이기도 한 복수극이었지만, 풀어가는 과정은 다소 아쉬웠다. 전인화와 백진희는 고난을 겪고 극복하는 스토리가 도돌이표처럼 이어졌고, 손창민과 박세영의 복수도 매회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같은 과정이 반복되며 뚜렷한 선악의 대립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극대화 하지 못 했다.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가 이어지다보니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도 부족했다. 너무 착해 매번 당하는 백진희와 끝없는 거짓말과 악행을 저지르는 박세영의 반복되는 대립이 답답할 때도 있었다. 특히 백진희는 엄마 전인화의 복수에 걸림돌이 되는 '고구마 캐릭터'로 전락하며 시청자들의 마움을 단단히 사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을 뒤흔드는 친엄마 신득예에 분노하고, 급기야 신득예에게 복수를 꿈꾸는 강찬빈과 결혼식을 단행하는 무리수 전개가 이어졌다. 물론 그간 지고지순했던 순애보를 보여왔던 강찬빈 역시 금사월의 사랑을 이용하려 하는 못난 모습으로 비난 받았다.

종영을 앞두고 백진희의 캐릭터가 급변하는 오락가락 전개 역시 극의 완성도를 떨어트렸다. 오히려 일관성 있는 악역인 혜상에 더 감정 몰입이 될 정도. 김순옥 작가는 '왔다 장보리'에 이어 이번에도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리는 데 실패했다. 일은 벌려놨고 상황은 수습해야 하니, 무리수 캐릭터를 만들게 되고 억지로 끼워맞추는 전개가 되풀이 된 것.

그러다보니 김순옥 작가 특유의 통쾌한 복수 스토리도 힘을 잃었고, 마지막회 억지스러운 LTE급 결말로 허무함을 안겼다.

'내딸 금사월'은 지나친 PPL로도 눈살을 찌푸렸다. 대놓고 광고 제품을 클로즈업 하거나 뜬금 없이 제품 사용설명을 하는 장면이 삽입,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다만 '내딸 금사월' 배우들의 열연은 드라마를 살린 일등공신이었다. 복수의 중심에 섰던 전인화와 손창민 등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박세영도 초반 연기력 논란을 딛고 맛깔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했다. 남녀 주인공이었던 백진희와 윤현민도 아쉬운 캐릭터에 묻혀서는 안될 열연을 펼쳤고, 송하윤도 주인공 못지 않은 존재감으로 사랑 받았다.

'내딸 금사월'은 다사다난했던 6개월은 그렇게 막 내렸다. 굿바이 '금사월'.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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