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운동선수에게도 마찬가지다. 칭찬이 좋은 플레이를 이끌어내는 자극제가 되곤 한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이소영이 그랬다. 그는 지난 28일 안방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해결사' 노릇을 했다.
GS칼텍스는 '봄배구'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이날 반드시 이겨야 했다. 고비는 있었다. 1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2세트를 KGC의 반격에 내줬다. 3세트에도 후반부 역전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위기에서 팀을 구한 것이 이소영의 손이었다. 그는 서브에이스로 분위기를 바꿨다. GS칼텍스는 이후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3세트를 따냈다. 여세를 몰아 4세트도 가져가며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경기 도중 작전타임 시간에 이소영을 칭찬했다. 이 감독은 이소영을 향해 "4년 만에 배구의 눈을 다시 떴다"며 "문성민(현대캐피탈)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이소영은 올 시즌 이 감독에게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 이 감독은 "힘만 믿고 무조건 세게 때려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소영은 서브를 넣을 때 '가이드라인'이 정해졌다. 강타가 아닌 연타로 때리라는 지시였다.
그런데 지난 5라운드부터 다시 서브를 강하게 넣고 있다. 이 감독의 허락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이)소영이가 최근 공격과 서브를 시도할 때 강타뿐 아니라 연타와 페인팅까지 적절하게 섞어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여자선수는 아니지만 남자부의 대표적인 토종 공격수 문성민의 예를 든 이유는 그의 플레이를 보고 배워야 한다는 의미다. 문성민도 올 시즌 플레이스타일이 예전과 견줘 많이 바뀌었다. 힘으로만 밀어붙이지 않고 연타 공격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감독의 이런 칭찬을 정작 이소영은 듣지 못해다. 작전타임 때 이 감독과 멀리 떨어져 서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날 이소영과는 반대로 이 감독에게 크게 혼난 선수도 있다.
세터 이나연이었다. 그는 2세트 도중 베테랑 세터 정지윤과 교체돼 물러났고 이후 코트에 나오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나연이가 이상하게도 들떠 있더라"며 "동료 공격수를 잘 못보고 토스를 한 곳으로만 보냈다. 그래서 바꾼 것"이라고 교체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소영과 이나연은 소속팀 GS칼텍스 뿐 아니라 한국여자배구를 위해서라도 성장이 꼭 필요한 선수들이다. 이소영은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실력을 더 갈고 닦아야 한다.
이나연 역시 마찬가지다. 여자대표팀은 주전 세터감을 늘 찾고 있다. 김사니(IBK기업은행) 이효희(한국도로공사) 이후를 책임질 선수가 나와야 한다. 이다영(현대건설)이 기대주로 꼽히고 있지만 경험과 구력이 어느 정도 되는 세터가 있어야 한다.
이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해 실력을 더 키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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