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소만발' 유-추 감독의 유쾌한 신경전

[정명의기자]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 고양 오리온의 추일승 감독이 폭소만발의 유쾌한 신경전을 펼쳤다.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유 감독과 추 감독은 서로를 기분 나쁘지 않은 선에서 도발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먼저 유 감독이 출사표를 밝히며 "추일승 감독이 '유재학 감독은 내려올 때가 됐다'고 했는데, 사람 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이라고 얼마 전 추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끄집어냈다.

이어 유 감독은 "추 감독을 말처럼 나는 내려올 때가 됐다. 하지만 추 감독은 꼭 올라가야될 때"라며 "압박이될 것이다. 정규시즌에서 우리가 2위, 오리온이 3위를 하긴 했지만 멤버 구성은 오리온이 더 낫다. 무조건 올라가야 되기 때문에 마음의 부담이 엄청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감독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챔프전 3연패를 달성했다. 그리고 리빌딩을 선언한 올 시즌까지 정규시즌 2위를 차지, 4강에 직행했다. 반면 그 기간 동안 오리온은 3시즌 연속 6강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그런 상황의 정곡을 찌른 유 감독의 말에 현장 취재진 사이에서는 폭소가 터져나왔다.

추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추 감독은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모비스가 떨어져야 한다). 팬들도 식상하지 않은가, 이제 채널 다 돌린다"라며 옆에 앉은 양동근을 슬쩍 바라보며 "양동근은 언제까지 MVP를 할 것인가. (이)승현이가 빨리 갈아치우고 이승현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갑자기 차기 MVP 주자로 지목된 이승현은 "갑자기 엄청 부담감이 생긴다"라며 다소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욕심이 있기 때문에 꼭 챔프전에 올라가고 싶다. (양)동근이형이 이번엔 양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두 사령탑 간 서로를 칭찬하는 훈훈한 시간도 이어졌다. 유 감독은 "상대를 파악하고 철저히 연구하는 감독"이라고 추 감독을 치켜세웠다. 추 감독 역시 "유 감독의 팀 장악력과 철저한 준비. 그런 것들이 한국 농구를 끌고 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