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드라마 '시그널'엔 그 흔한 '구멍'이 없다. '믿고 보는' 연기자가 배치됐고, 탄탄한 대본과 섬세한 연출이 있다. 완벽한 '협공'으로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했다.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던 7주, 이제는 완벽한 끝맺음만 남았다.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이 결말까지 2회만 남겨두고 있다. 엔딩이 짐작되는 여느 드라마와는 다르다. 현재가 과거를 바꾸고, 과거가 현재를 바꿀 수 있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탓에 그 누구도 결말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종영을 한 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수현(김혜수 분)과 재한(조진웅 분)이 눈물의 무전을 주고 받는 장면이 등장했으며, 해영(이제훈 분)이 치수(정해균 분)의 살인 사건 용의자로 체포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여전히 드라마 전개는 오리무중이다.
지난 14회까지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여러 번 때렸다.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또 경탄하게 했다. 2회를 앞두고 마지막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궁금증 하나는 인주 성폭행 사건의 마무리다. '시그널'의 마지막 장기 미제 사건 에피소드인 인주 성폭행 사건은 비록 허구로 만들어낸 에피소드지만 현실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오버랩 됐다. 온갖 공권력에 의해 진실이 덮히고, 경찰마저도 권력의 노예가 됐다. 이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울분케 하기 충분했다.
장기 미제 사건들을 쫓으며 때로는 통쾌함을, 때로는 묵직한 울림을 안겨왔던 장기미제 수사팀이 온갖 위험 속에서 이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청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이재한(조진웅 분) 형사의 생존 여부. 15년 전 안치수(정해균 분)에 의해 살해됐으며, 지난 13회에서는 해영과 수현이 찾은 백골사체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재한의 생존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바뀌는 설정 탓에 주인공들의 미래가 충분히 바뀔 수 있음을 수차례 보여왔다. 차수현(김혜수 분) 역시 그랬다. 우직한 사명감에 인간미까지 더해진 이재한은 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인물. 인터넷 상에서는 '이재한 구명 운동'까지 벌어질 만큼 시청자들은 그가 '비극'으로 남지 않길 바라고 있다. 특히 극 막판 수현의 애틋한 고백과 그 감정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던 만큼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또 하나의 궁금증은 포스터의 복선. 포스터에는 세 사람이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우리의 시간은 이어져 있다'라는 문구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여지껏 드라마에서 세 사람의 모습이 한 앵글에 담긴 적은 없었다. 오로지 무전기를 통해 서로 교감할 뿐이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시그널' 포스터는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깔아낸 복선이라고 추측했다. 인주 사건은 무사히 해결되고, 이재한 형사가 돌아와서 세 사람이 소주잔을 부딪히며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
앞서 방영된 tvN 드라마들은 시청자들에게 '엔딩 트라우마'를 남겼다. '응답하라 1988'은 남편찾기의 결말과 함께 적잖은 충격을 안겼고, 막판 진통을 겪었던 '치즈인더트랩'은 열린 결말로 개운치 못한 종영을 맞았다.
일찌감치 촬영을 마친 '시그널', 이미 엔딩은 정해졌다. 지금껏 완벽했던 드라마, 마지막까지 찬사가 이어지길 바래본다. '시그널'만큼은 tvN '엔딩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운 작품이 되길.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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