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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김혜수·조진웅·이제훈, 클래스 증명했다(종영③)


반전에 반전 엔딩, 마지막까지 빛났다

[이미영기자] '시그널'이 종영했다. 김혜수와 조진웅, 이제훈과도 작별이다. 웰메이드 드라마 '시그널'에 방점을 찍은 세 배우들의 찬란한 연기를 당분간 볼 수 없음이 아쉽다.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파헤친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엔딩, 김혜수와 조진웅, 이제훈의 존재감이 마지막까지 빛났다.

'시그널'은 방영 내내 뜨거운 화제작이었다. 탄탄한 스토리와 '과거와 현재가 뒤바뀔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 드라마판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것 같은 현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들,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반전 전개 등은 '시그널'에 몰입하게 한 요소들. 무엇보다도 실제 장기미제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드라마는 우리 사회의 슬픈 단면을 드러냈고, 날카롭게 폐부를 찔렀으며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무엇보다 '시그널'의 완벽한 성공에는 배우들이 빠질 수 없다. 김혜수와 조진웅, 이제훈이 아닌 '시그널'을 상상도 못할 만큼, 완벽한 라인업이었다. 그 어느 배우 하나 아쉬움 없을 만큼 배역에 충실했고, 자기 몫을 해냈다. 과거와 현재 다른 시공간에 살고 있는 세 사람이 한 앵글에 자리한 모습은 마지막회 겨우 한 컷이었지만, 이들은 그 누구 부럽지 않은 환상의 '케미'를 뽐냈다.

◆조진웅, 우리들의 '국민선배님'

스크린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조진웅은 오랜만에 드라마로 돌아와 연기 내공을 유감 없이 펼쳤다.

'열혈 형사' 조진웅은 '시그널'에서 가장 뜨거운 지지를 얻은 인물. 한 번 파헤친 사건에 무조건 직진 뿐인 우직한 형사, 겉으론 까칠한 듯 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인간미를 갖춘 멋진 남자다. 조진웅은 그런 재한의 매력을 200% 살려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시그널'은 장기미제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수사물.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조진웅의 역할은 중요했다. 그가 거대 권력에 맞서 울분을 토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함께 분노했고, 그가 사회 정의를 이야기 할 때 통쾌함을 느꼈다.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고도 사건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나 수현(김혜수 분)과 해영(이제훈 분)을 묵묵하게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는 더할 나위 없이 든든했다. 이재한에 깊게 몰입한 시청자들은 그의 죽음에 안타까워하며 '구명 운동'을 벌였을 정도.

이같은 재한을 완성한 건 조진웅이었다. 가벼운 농담부터 무거운 감정 연기까지, 뛰어난 연기력으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배우 조진웅은 '시그널'을 감동으로 우리들의 '국민 선배'였다.

◆김혜수. '믿고 보는' 배우의 클래스

대본에 대한 믿음으로 '시그널'에 출연했다는 김혜수의 선택은 옳았고 또 고마웠다. 세월마저도 뛰어넘는 미모와 연기력,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으로 김혜수는 '시그널'을 명품 드라마로 만들었다.

그야말로 우리는 김혜수의 다채로운 얼굴과 연기력을 확인했다. 15년 전 풋풋한 신참형사부터 장기미제전담팀을 이끄는 베테랑 형사를 연기했다. 때론 재한에게 들러리 취급을 당할 만큼 서툰 모습도, 카리스마 넘치는 수현의 모습도 어색함이 없었다. 연기 뿐만 아니라 미모까지도 그랬다. 과거와 현재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세월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김혜수는 납치 사건 피해자가 돼 그 공포를 소름 끼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고, 재한에게 좋아한다고 오열하는 구급차 고백신으로 애틋함을 전달했다. 위기에 처한 재한과 해영을 모두 구하겠다는 강단 있는 모습도 잊을 수 없다. '시그널'의 과거와 현재의 긴장감이 팽팽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조진웅과 이제훈, 두 남자와 완벽한 호흡을 맞춘 김혜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쁜 데다 멋지기까지 했던 김혜수, '믿고 보는' 여배우의 클래스를 또 한 번 증명했다.

◆이제훈, 연기력 논란? 완벽하게 지웠다

이제훈의 시작은 다소 불안했지만, 완벽한 마무리를 했다.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이제훈이다. 그러나 연기력 논란은 연기력으로 푸는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제훈은 박해영 캐릭터에 녹아들며 시청자들에 신뢰감을 선사했다.

해영은 장기미제 전담팀의 프로파일러이면서 형의 비극적 죽음이라는 복잡한 사연을 갖고 있던 인물. 이제훈은 빠르게 진행되는 사건 전개 속에서도 미세한 감정선까지 놓치지 않는 연기 집중과 몰입을 보여줬다. 단순히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아닌, 그 과정에서 혼란을 겪고, 희망을 보고, 또 간절함을 담는 연기를 온몸으로 소화했다. '연기력 논란'을 붙이기가 미안할 만큼 이제훈은 박해영을 훌륭하게 완성했고,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형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흔들리는 모습이나 이재한 형사를 살리기 위한 이제훈의 모습은 강렬했다. 절박한 눈빛과 무전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의 떨림은 극의 긴박감을 배가시켰고, 뛰어난 집중력과 촘촘한 연기, 섬세한 감정 연기는 흠잡을 데 없었다. 무엇보다 과거의 조진웅, 현재의 김혜수와 완벽한 케미를 이뤘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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