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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오른손 투수…점점 가치 높여가는 보우덴


잠실 SK전 5이닝 7K '쾌투'…'니퍼트 짝꿍' 악몽 깨나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는 오랫동안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단짝'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투수진의 외국인 두 자리 가운데 한 자리가 유독 문제였다. 지난 2013년 올슨, 핸킨스, 2014년 볼스테드, 마야, 지난해 마야, 스와잭을 기용해봤지만 한 시즌을 온전히 버틴 선수가 없었다. 시즌 중반이면 매번 외국인 투수 교체 얘기로 구단 안팎이 뒤숭숭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은 올 시즌 한 번 더 외국인 선수들을 대폭 교체했다. 니퍼트를 제외하고 투수와 타자를 모두 바꾸며 분위기를 일신했다. 4번타자로 일찌감치 낙점받은 댄 에반스와 함께 새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우완 마이클 보우덴이다.

우완 정통파로 '아웃카운트를 잡을줄 아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 보우덴은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때만 해도 다소 불안감이 엿보였다. 아직 몸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지만 구위는 다소 무뎠고, 제구도 그다지 미덥지 못했다. 일본 구단들과의 연습경기에서 믿음보다는 오히려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그러나 날씨가 서서히 풀리고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그는 서서히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공에 힘이 붙기 시작했으며 생소한 한국 타자들과의 맞대결에서도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23일 잠실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도 보우덴은 믿음직한 투구로 자신에 대한 덕아웃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 5이닝을 소화한 그는 공 86개를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86개에 탈삼진 7개 볼넷은 없었다. 최고 148㎞에 달한 패스트볼 커맨드가 좋았다. 제2의 구종으로 커브(17개)와 포크볼(16개)을 구사했는데, 꽤 효과적으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1회초 이진석과 고메즈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기세 좋게 출발했다. 2회에는 무사 1루에서 이재원과 9구까지 가는 씨름 끝에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서 몸쪽으로 붙이려던 145㎞ 패스트볼을 통타당한 결과였다.

그러나 정신을 차린 보우덴은 삼진 2개를 곁들여 2회를 끝낸 뒤 다시 제 페이스를 되찾았다. 3회 김재현, 조동화, 이진석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선두 고메즈에게 좌측 2루타를 허용한 4회에도 박정권, 이재원, 최승준을 예외 없이 아웃으로 처리했다.

5회에는 김성현, 최정민, 김재현을 모조리 내야땅볼로 유도하고 손쉽게 이닝을 마감했다. 5회 3타자를 처리할 때 던진 공은 6개가 전부였다. 5회를 마친 보우덴은 6회부터 좌완 함덕주와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쳤다.

보우덴은 경기 뒤 "전반적으로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몇개의 실투가 실점으로 이어졌지만,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고쳐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으로 선발로테이션의 4자리를 일찌감치 결정했다. 다음달 1일 대구 삼성전 개막전에 등판하는 니퍼트를 제외하면 등판 순번은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보우덴이 풀시즌을 치르면서 선발의 한 축을 꾸준히 맡아준다면 팀에 천군만마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게 구단 안팎의 희망이다. 어느덧 '좌완 왕국'으로 변신한 두산 마운드에서 귀해진 오른손 정통파 투수 보우덴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대감을 드높이고 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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