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베테랑 불펜' 이동현(33)이 모범 FA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동현은 지난 2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홀드를 추가했다. 5-3으로 쫓긴 6회초 1사 1,3루 위기에서 등판해 삼진 2개로 불을 껐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투아웃을 잡은 이동현의 이날 경기 성적은 1.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리드를 지켜낸 이동현에게는 홀드가 주어졌다. LG는 8회말 4점을 빼앗기며 5-7로 역전당했지만, 9회말 동점을 이룬 뒤 연장 11회말 이병규가 끝내기 3루타를 터뜨리며 8-7로 승리했다. 개막 2연승이다.
이동현은 개막전이던 1일 한화전에도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LG의 연장 12회말 5-4 끝내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2경기 연속 등판, 총 2.1이닝을 던지며 안타 1개만을 내준 안정감 넘치는 피칭이었다.
팀의 개막 2연승도 의미가 있지만, 이동현 개인적으로도 대기록을 수립했다. 2일 경기에서 홀드를 추가하며 통산 100홀드를 달성한 것. KBO리그 역대 8호의 값진 기록이다.
이동현에 앞서 100홀드를 달성한 선수들은 류택현(LG), 정우람(SK), 권혁(삼성), 이상열(LG), 안지만(삼성), 정대현(롯데), 강영식(롯데, 이상 달성 당시 소속팀) 등이 있다. 대부분이 좌완 투수인데다 정대현은 언더핸드 유형이다. 우완 정통파로는 안지만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우완 불펜 투수가 롱런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그것도 팀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해내면서 오랜 기간 활약하기는 어렵다. 이동현에 앞서 안지만밖에 100홀드를 달성한 우완 투수가 없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만큼 이동현의 100홀드는 값지다.
FA 계약을 체결한 뒤 맞는 첫 시즌에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획득한 이동현은 3년 총액 30억원의 조건에 LG에 잔류했다.
이동현이 FA를 선언할 당시 '불펜 FA는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이동현은 자신의 몸상태에 자신감을 보였고, 계약 후 "마지막 남은 인대를 LG에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LG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동현은 인대접합 수술을 포함, 팔꿈치 수술을 3차례나 받은 전력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오뚝이처럼 재기하며 "인대를 LG에 바치겠다"는 감동적인 말을 남긴 바 있다.
이동현의 역할은 또 있다. 세대교체 중인 마운드의 맏형 역할을 해내야 하는 것. 올 시즌 LG의 마운드, 특히 불펜은 신진 세력의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높아질 전망이다.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 사이에서 이동현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당초 하위권 후보로 분류된 LG는 예상을 뒤엎고 한화를 상대로 개막 2연승을 거뒀다. 불펜이 버텨준 덕분에 가능했던 2경기 연속 연장 끝내기 승리였다. 그 중심에는 100홀드 대기록을 달성한 이동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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