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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구 잔치…장원준의 관록이 이태양을 이겼다


합계 13개 남발…위기관리능력 빛난 장원준이 웃다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5일 잠실경기는 '사사구 잔치'였다. 양팀 투수들 모두 스트라이크 넣기가 버거워 보였다. 이날 NC는 무려 11개, 두산은 6개의 사사구를 남발하며 지켜보는 이들을 지치게 했다.

이 가운데 장원준과 이태양 두 선발투수가 기록한 사사구만 13개였다. 장원준은 6이닝 동안 6개, 이태양은 2.1이닝 동안 7개나 볼넷고 몸맞는 공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사사구 수는 비슷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장원준이 10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반면 이태양은 삼진 없이 안타 4개를 허용하며 6실점, 패전의 고배를 들었다.

이들의 사사구는 초반에 집중됐다. 이태양은 제구불안을 극복하지 못하고 3회를 넘기지 못한채 마운드를 내려갔고, 장원준 또한 4회까지 5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초반 제구불안이란 동일 현상에도 결과가 딴판이었던 건 결국 대량실점 위기에서의 집중력이었다.

1회 2사 뒤 나성범과 테임즈를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낸 장원준은 강타자 박석민을 2루수 땅볼로 요리하고 첫 위기를 차분히 넘겼다. 2회 삼자범퇴 뒤 선두 김태군을 몸맞는 공으로 내보낸 3회에는 박민우를 투수땅볼로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은 뒤 김종호를 4-6-3 병살타로 유도했다.

큰 위기는 4회였다. 6-0으로 넉넉하게 앞선 상황에서 2사 뒤 내리 볼넷을 3개나 허용했다. 선두 나성범과 테임즈를 각각 삼진처리하며 기세를 올린 뒤 갑자기 스트라이크존을 잃은 듯했다. 그러나 노련한 장원준은 긴박한 순간 자기 공을 던질줄 알았다.

2사 만루에서 만난 손시헌을 상대로 초구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낸 뒤 2구째에 바깥쪽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손시헌은 기다렸다는 듯 손을 댔지만 공은 3루수 허경민에게 흘러갔고, 3번째 아웃으로 이어졌다.

볼넷과 안타2개로 무사 만루에 몰린 5회에도 장원준은 나성범을 포수땅볼, 테임즈를 삼진처리하며 힘을 냈다. 다음 타자 박석민에게 2타점 좌전적시타를 얻어맞았지만 2사 1,2루에서 이종욱을 이번에도 3루땅볼로 유도하고 가장 큰 위기에서 벗어났다. 위기를 맞으면 더욱 무섭게 집중력이 고조되는 자신의 장기를 재차 발휘한 덕분이었다.

반면 이태양은 시즌 첫 선발등판의 중압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1회말 수비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끝낸 것도 잠시. 2회 들어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특히 2사 만루 풀카운트에서 김재호에게 던진 몸쪽 승부구가 살짝 벗어나면서 밀어내기 볼넷이 되자 와르르 무너졌다. 허경민에게 주자일소 중견수 뒤 3루타를 허용하더니 정수빈의 몸을 맞혔고, 민병헌에게 우전 적시타, 이어 민병헌과 정수빈에게 더블스틸을 허용하면서 2회에만 6실점째를 기록했다.

이태양은 지난해 137.1이닝 동안 볼넷 40개만 허용했다. 몸맞는 공이 19개나 됐지만 전반적으로 제구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초반 승부처에서 심적안정을 잃으면서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이는 이날 승부를 가른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6-2로 경기를 승리한 뒤 장원준은 "첫 경기여서 맞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던졌다. 볼넷이 많은 부분이 아쉽다"며 "최고 구속이 148㎞까지 나왔다는데, 그렇게 나왔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밸런스가 좋았다. 불펜에서부터 힘을 모아 던지려고 했다. 컨디션이 좋았다"면서 "선발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역할을 잘 하는 것에 만족한다. 더 건강하게 열심히 해서 롱런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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