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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소극적 운영의 실수…16강 가는 길 더 험난


2군급 구성으로 시드니 원정 패배, 잔여 두 경기 다 이기고 볼 일

[이성필기자] 전략적인 선택이라고는 했지만,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이 아쉬움으로 남은 포항의 한 판이었다.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5일 호주 시드니의 폿볼스타디움에서 시드니FC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4차전을 치렀다. 오는 10일 전북 현대와의 라이벌전을 앞두고 주전을 대거 제외하고 16명, 2군급 구성으로 호주 원정 경기를 치렀다. 선발 11명 중 확실한 주전은 중앙 수비수 김원일이 전부였다.

결과는 포항의 0-1 패배였다. 경기 내용으로만 본다면 크게 밀리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한 방도 없었다. 실점도 문전 혼전 중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진철 감독은 홈에서 시드니에 0-1로 졌기 때문에 최소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승점 동률시 상대전적 우선 원칙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후반에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포석으로 포항이 전반에 내놓은 5-4-1 전형은 나름대로 괜찮아 보였다. 수비는 좋았지만, 전방에서의 마무리는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후반에는 4-2-3-1로 변화를 줬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수비가 풀리면서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했고 이는 실점의 빌미가 됐다.

선수들 대부분이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했다는 점을 최 감독이 간과했다. 역시 챔피언스리그는 초보인 최 감독이 큰 교훈을 얻은 셈이다. 하지만 교훈치고는 너무 값비쌌다. 무승부조차 건져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수비에 신경 쓰다 공격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올 시즌 포항의 다득점 경기는 광주FC와의 개막전 3-3,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0 승리가 전부다. 광주전도 상대의 퇴장이 없었다면 비기기도 어려운 경기였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경기 1골이 전부다. 아시아 축구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점을 고려해도 너무 빈곤한 득점력이다. 경기를 치르면서 해결 방법을 찾을 법도 한데 아직은 최 감독의 지도력이 발휘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빠져나간 선수의 자리를 유스 출신 선수들에 메우기에는 모자람이 있는 데다 최 감독의 지도력을 팀에 접목시키는데 혼선을 빚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포항 특유의 패싱 축구도 수비에 치중하다 속도가 다소 느려졌다. 다음 전북전이 10일로 꽤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장거리 원정이라도 일부 주전 선수를 데려가 활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K리그 클래식 감독을 경험했던 익명의 지도자는 포항의 모든 경기를 다 봤다며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는 혼란이 올 수 있지만 상위권 팀이라면 기본 수준은 유지하게 마련이다. 지금의 포항은 말 그대로 확실한 과도기다"라고 진단한 뒤" 황선홍 감독 시절에도 소수의 주전에 어린 선수들 구성해 분요드코르 원정을 떠나 압도적인 경기를 하고 아쉽게 무승부로 돌아온 경험이 있지 않은가. 최 감독의 과감성이 필요한 부분이다"라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포항은 승점 4점으로 조 3위가 됐다. 매 경기 소극적 접근이 만든 결과라 할 수 있다. 비기기라도 했으면 우라와 레즈(일본, 7점)와의 격차를 좁히며 남은 두 경기에 승부수를 던질 수 있었다.

패배는 치명타다. 포항의 남은 두 경기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2점) 홈 경기와 우라와 원정 경기다. 최종전이 우라와 원정이다. 포항은 무조건 다 이겨 놓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광저우와는 1무를 기록하고 있고 우라와에 승리했었기 때문에 더 승리가 필요하다.

최진철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 한다.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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