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원중이 그토록 바라던 1군 무대 선발 등판을 눈앞에 뒀다.
김원중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6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고원준의 차례였는데 김원중에게 기회가 왔다. 고원준이 1군 엔트리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고원준은 지난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홈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1이닝만 던지고 내려왔다. 등 부위에 담 증상이 갑자기 일어났기 때문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고원준이 빠지자 김원중의 등판 가능성을 일찌감치 시사했다. 조 감독은 7일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김원중을 선발 등판시킬 계획이 있다"고 했다.
◆'미완의 대기' 껍질을 깰 시기
김원중은 동성고 시절 미래가 촉망되는 유망주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는 지난 2012년 신인지명 1라운드 5순위로 롯데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높은 순위 지명이라는 건 팀도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김원중은 마운드보다 병원이 더 익숙한 곳이 됐다. 고교시절 골반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어깨와 팔꿈치도 계속 아팠다.
김원중과 롯데는 군입대를 결정했다. 어차피 마운드에서 정상적으로 공을 던지지 못할 바에야 병역문제를 먼저 해결하는게 더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원중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쳤고 롯데로 복귀했다. 지루한 재활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는 묵묵히 이를 버텨냈다.
김원중은 지난 시즌 KBO리그 1군 무대에 데뷔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내지 못했다. 15경기에 등판해 20.1이닝을 던졌다. 1홀드에 평균자책점 5.75를 기록했다.
김원중의 12일 LG전 선발 등판은 의미가 있다. 롯데는 지난해 5월 kt 위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박세웅이라는 우완 정통파 신인 투수를 데려왔다.
박세웅은 올 시즌 이미 두 차례 선발 등판해 2승을 거뒀다. 김원중이 박세웅만큼의 투구내용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가능성만 확인시켜준다면 롯데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제 23세인 젊은 투수에게 경험을 쌓게 하는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상동키드' 1군 연착 성공할까
김원중은 올 시즌을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작했다. 그는 지난 5일 김해시에 있는 상동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퓨처스리그 개막전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당시 5이닝을 던졌고 22타자를 상대로 81구를 던졌다. 4사구 3개를 내주긴 했지만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롯데는 11-2로 삼성을 꺾었고 김원중은 퓨처스리그였지만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런데 김원중의 호투에 도움을 준 것이 있다. 롯데가 올 시즌 상동구장 전력분석실에 도입한 동작분석시스템이다.
투수와 타자 모두 활용할 수 있다. 김원중과 같은 투수의 경우 자신의 투구 장면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볼 수 있다. 김원중은 "시범경기에서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던 때와 지난 삼성전 등판에서 내 모습을 바로 비교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 화면에 두 장면이 있어서 왠지 낯선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신기하기도 하다"고 웃었다. 김원중은 크리스 옥스프링 퓨처스 투수코치, 통역과 함께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폈다.
퓨처스에서 함께 시즌을 시작한 2년차 좌완 김유영도 투구 동작 복습과 공부에 동참했다.
김원중은 "확실히 어깨 위치와 팔 각도 등에서 구분이 된다"며 "한 번에 나쁜 동작이나 습관을 고칠 수 없지만 동작분석시스템을 보고 난 뒤에는 공을 던질 때마다 한 번 더 자세에 신경을 쓰게 된다"고 했다.
김원중은 팀내에서 대표적인 꽃미남 선수로 꼽힌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일본 출신 투수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와 비슷한 외모라고 해서 팬들은 그를 '디르빗슈'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외모에 대해 이야기하면 수줍게 웃는다. 그럴 때면 소년티가 아직 남아있는 20대 초반 청년이다. 김원중은 외모가 아닌 투구 실력으로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프로선수로서 당연히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이다.
스프링캠프와 퓨처스리그에서 김원중을 지켜본 이용훈 롯데 육성군 재활코치는 "(김)원중이가 1군에서 기회를 잡게 되면 정말 잘 던졌으면 한다"며 "퓨처스에 있는 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부상을 이겨내고 씩씩하게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걸 나 또한 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이 코치는 누구보다 재활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의 바람만큼이나 조 감독뿐 아니라 롯데 입장에서는 1군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김원중이 승패 결과를 떠나 자신있게 피칭하기를 바라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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