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스트라이크를 던질줄 안다. 도망가지 않는 게 매력이다."
신재영(27)에 대한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의 평가다. 1군 첫 선발투수로 활약하는 선수가 거침이 없어도 보통 없는 게 아니다. 이제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그의 투구에선 '볼질'을 발견하기 어렵다. 처음 만나는 생소한 1군 강타자들. 특별히 내놓을 경력이 없는 경험 일천한 투수라면 '쫄기' 마련이다. 안 맞으려고 피하다가 제구 난조로 자멸하는 그림이 쉽게 그려진다.
그러나 신재영의 등판에선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지난 6일 첫 선발등판인 대전 한화전서 7이닝 무사사구를 기록할 때만 해도 우연인줄 알았다. 그러나 12일 고척 kt전에서도 그는 6.2이닝 동안 몸맞는 공 한 개만 내줬을 뿐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이날 신재영은 kt의 힘있는 타자들을 상대로 6.2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사(死)구 1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7㎞에 불과했지만 스트라이크존 외곽을 제대로 공략한 게 주효했다. 여기에 날카로운 슬라이더의 위력이 무척 돋보였다. 7회초 1사 후 김상현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타자가 잘 친 타구였다.
2경기 13.2이닝 무볼넷 1사구의 '완벽에 가까운' 제구다. 홈런은 1개씩 허용했지만 합계 13피안타 4실점으로 억제했다. 2경기 모두 승리하면서 2승 평균자책점 2.63으로 '보기 좋은' 초반 성적을 올렸다.
신재영은 2012년 NC에 입단한 프로 5년차다. 2013년 지석훈(NC)-송신영(한화)이 포함된 2-3 트레이드에 포함돼 넥센에 합류한 뒤 2014∼2015년 경찰청에서 병역을 마쳤다. 그리고 팀에 복귀한 올해 단숨에 선발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찬 것이다.
경기 전 "타자와 싸울줄 안다. 도망가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라며 칭찬한 염 감독은 kt전을 승리한 뒤에도 "신재영의 공격적인 투구가 팀을 즐겁게 만들어줬다"며 크게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 팀이 10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다승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신감을 크게 얻은 만큼 당분간 씽씽 내달릴 태세다. 신재영은 "첫 등판만큼 떨리지는 않았다. 던지다 보니 점점 편안해졌고, 수비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홈구장이 더 편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능력이 내 무기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선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각오도 드러냈다.
신형 사이드암 투수의 시원시원한 투구가 시즌 초반 넥센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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