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실전 연애보다 더 흥미롭고, 더 드라마틱했던 연애담이 끝났다. 수많은 시청자들은 '일주일을 버틸 낙을 잃어버렸다'며 벌써부터 우울함을 호소하는 중이다.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제작 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NEW)가 지난 14일 해피엔딩을 맞았다. 마지막회에서 '송송커플'과 '구원커플'은 사랑을 이뤘고 한바탕 미소지으며 시청자들에게 안녕을 고했다.
비록 '태후일'은 더이상 만나볼 수 없지만 '태양의 후예'가 남긴 숱한 연애비법은 남아있다. 그간 '글'로 연애를 배운 사람들에게 '태양의 후예' 어록으로 제조한 '태후 연애레시피'를 추천한다.
물론, 이 '글'을 읽기 전에 드라마 '영상'을 먼저 보시기를 추천한다.
# 밀당은 없다. 무조건 직진
연애에서 밀고 당기기(이하 밀당)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아니다. '태후 연애 레시피'에 따르면 연애의 진정한 고수는 '빼지 않는 들이댐'이다.
이제 밀당은 뻔하고 식상하다. 서로 재는 것 없이 돌직구로 고백하고 당당하게 다가서는 사람만이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송송커플'의 첫 만남이 그려지는 1회를 명장면으로 꼽는다. 유시진(송중기 분)은 강모연(송혜교 분)을 향해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라고 말하고, 강모연은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라고 맞받아친다.
이 얼마나 센스 넘치는 대화란 말인가. 결국 '바쁘고' '빡센' 두 남녀는 사랑에 빠지고, 연인이 된다.
이후 이별한 두 사람. 하지만 유시진은 강모연에게 '와인키스'를 선사하고, 다음날 "허락없이 키스한 것.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라고 질문한다. 고백마저도 시원시원한 군대스타일이다. 한번 차이고 두번 차여도 또다시 고백하는 이 넘치는 자신감의 소유자를 어떤 여자가 미워할 수 있을까.
결국 강모연은 절벽에 대롱대롱 매달린채 스스로 사랑을 시인하고야 만다. "아주 멋진 남자한테 키스 받았구나, 내내 설레였거든요."
# 부끄러움은 없다. 자신감 넘치는 매력 어필
"당신의 이상형" "미인형" "인형"은 강모연의 혈액형이다. 11회에서 혈액형을 묻는 유시진에게 강모연은 얼굴에 꽃받침을 한채 큰 눈을 깜박이며 이같이 대답했다.
시청자입장에선 복장이 터질만 한 이 장면, 하지만 송혜교(의 외모)이기에 용납할 수 있었다. 그녀의 아름답고 용감한 자신감에 박수를. 15회에서는 유시진이 나섰다. 퇴원을 앞둔 유시진은 병원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고 다가온 강모연에게 "나 방금 한폭의 그림같지 않았습니까"라고 되묻는다. 정색하며 말하는 유시진을 향해 강모연은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린다.
이 역시 송중기(의 외모)였기에 가능한 대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용기있는 자라야 미인을 얻는다. 물론, 유시진이 용기있고 잘 생긴 호감형 남자라는 것은 함정.
# 칭찬은 옵션, 진심은 필수
연애에는 칭찬이라는 윤활유가 필요하다. 그 안에 진심을 장착하는 건 필수다.
유시진은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해야 한다는 게 내 원칙이라"라며 은연중에 강모연의 외모를 치켜세운다. 이어 "되게 특이하네, 되게 예쁘고" "강선생 웃는 건 더 예뻐졌는데"라며 흘리듯 사랑하는 연인의 아름다움을 언급했다.
알고보면 유시진이 '연애 고수'일 것 같다는 추측은 여기에서 나온다. 물론 그 안에는 진심이 가득하다. 이는 고백에 앞서 "천 번쯤 생각하다가 용기 낸 거니까"라는 발언에서 발견된다.
앞으로 '태양의 후예'는 만날 수 없다. 매주 두 편씩 보던 선남선녀의 이상적인 연애담은 더이상 볼 수 없다. 하지만 '송송커플'이 알려준 '연애의 정석'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회자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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