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많은 관중이) 승패에 크게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4연승에 11골을 넣으며 K리그 클래식 1위를 달리는 FC서울은 16일 탄탄한 조직력으로 무장한 승격팀 수원FC와 홈에서 만난다. 수원FC는 개막 후 5경기 무패(1승 4무)를 기록하며 승격팀의 한계를 넘어서는 단단함을 보여주고 있다.
양 팀의 격돌은 시즌 초반의 판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서울은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주며 질주해왔고 수원FC는 경기 막판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두 팀의 맞대결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14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수원FC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서울 최용수 감독은 "수원FC라는 신흥 강호가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자칫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향후)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미 수원 삼성이라는 전통의 라이벌이 있는 상황에서 같은 수원 연고팀인 수원FC를 첫 만남에서 제압하지 못하면 앞으로 껄끄러운 상대가 될 수 있다는 뜻이 깔려 있다.
최 감독은 특히 수원FC 조덕제 감독의 지도력을 경계하고 있다. 대학, 실업, 챌린지 등을 두루 거쳐 선수 파악에는 일가견이 있는 조 감독은 경기마다 예리한 분석을 한 뒤 예상을 내놓는데 대부분 맞아 떨어지고 있다.
다만 수원C는 홈 개막전을 제외하면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이 부족하다. 리그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과의 격돌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도 최 감독은 "조덕제 감독이 수원FC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며 팀을 잘 운영하고 있다. 이번 경기를 흐름 유지의 분수령이라고 생각하고 승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
아드리아노, 데얀, 박주영 등 이른바 아데박 트리오의 골 행진은 수원FC 입장에서는 역시 부담스럽다. 그러나 수원FC의 수비진은 전남 드래곤즈의 스테보-오르샤-유고비치, 성남FC의 황의조, 광주FC 정조국, 울산 현대 이정협 등 각 팀 골잡이를 모두 봉쇄하며 탄탄한 면모를 보였다.
아드리안 레이어, 블라단 두 중앙 수비수에 김근환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돼 공중전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최전방 공격수 마빈 오군지미의 몸도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13일 울산전에서 데뷔한 스페인 청소년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하히메 가빌란도 안착 가능성을 보여줬다. 좌우 날개 김병오, 이승현의 돌파력도 무서워지고 있다. 서울과 당당하게 맞설 기본 전력이 구축된 셈이다.
조 감독의 선수들에 대한 동기 유발도 대단하다. 서울전 역시 당당하게 나서라며 용기를 불어 넣고 있다. 4라운드 상주 상무전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일부 선수를 5라운드 울산전에 과감하게 제외하는 등 결단력을 과시하며 내부 경쟁까지 유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대가 우승 후보라고 해서 한 수 접고 들어가지 말라는 것을 주지시키고 있다.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패배에 대해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질 수 있지만, 압박감은 없다. 비기는 것이 아닌 이기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며 수원FC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령탑의 치밀한 머리싸움과 맞물려 서울-수원FC의 첫 대결 결과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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