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저를 인터뷰 한다고요?"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취재진의 관심에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뚜렷했다.
롯데 자이언츠 3년차 투수 박진형의 이름 알리기가 시작됐다. 그는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전에 앞서 퓨처스(2군)리그에서 1군으로 콜업됐다. 그리고 당일 곧바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조쉬 린드블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2이닝을 던졌다.
지난 시즌 1군 데뷔전을 치른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투구내용도 나름 괜찮았다. 그는 이날 LG 타선을 상대로 2.2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커브(107km)를 던진 뒤 곧바로 빠른공(142km)을 구사해 상대 타이밍을 빼앗은 것이었다. LG 타자들은 구속 변화에 제대로 공을 때려내지 못했다. 탈삼진 5개를 잡은 원동력이 됐다.
박진형은 "변화구를 던졌는데 계속 옆으로 빠졌다"며 "느린 커브에 이어 직구로 타이밍을 뺏어보자 했는데 그 부분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자신의 피칭 내용을 되돌아봤다. 두 구종 외에 다른 공도 던졌다. 박진형은 "체인지업은 아니고 스플리터 계열로 보면 된다"며 "강민호 선배의 리드대로 던졌을 뿐"이라고 웃었다.
강릉고를 나와 지난 2013년 롯데 입단한 그는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는 동안 부쩍 구위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는 "체중 증가와 함께 코어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와 견줘 몸무게는 6kg정도 늘었다. 공끝에 부쩍 힘이 실렸다. 현재 체중은 81kg이다. 박진형은 "아직은 가야 할 길이 한참 남았다"고 했다. 프로선수로 활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느끼고 배운 점이 있다. 정리 운동의 중요성이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등판 이후 운동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내 팔에 대한 관리를 잘 못했다"고 했다. 정리운동을 소흘히 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박진형은 "솔직히 힘들고 귀찮은 일이라 이를 거른 적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구속 변화 말고도 박진형의 투구에서 인상적인 것은 과감한 몸쪽 승부였다. 그는 "맞더라도 그냥 (몸쪽으로) 던지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젊은 투수다운 패기와 자신감이다. 롯데 마운드에는 이런 패기를 발산할 '젊은 피'가 필요하다.
박진형은 조원우 롯데 감독이 테스트를 하고 있는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박진형은 "선발 욕심은 없다"면서도 "어느 자리든 최선을 다해 던지는 일이 내게 주어진 몫"이라고 했다. 그의 목표는 확실하다. 1군에서 되도록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다. 박진형은 "30경기 출장이 목표"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진형은 NC 다이노스와 치르는 주말 3연전에 어쩌면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선발 로테이션상 송승준(15일) 박세웅(16일)에 이어 17일에 나올 투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주형광 투수코치와 좀 더 얘기를 나눠보고 퓨처스에서 올라오는 보고사항도 살핀 뒤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진형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한편, 박진형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동안 김유영(투수) 안중열(포수) 등 또래 선수들은 짓궂은 농담을 건넸다. 박진형은 "(박)세웅이도 그렇고 (김)유영이나 (안)중열이 모두 함께 친하다"고 웃었다. 1994년생인 박진형이 나이는 한 살 더 많은 형이지만 1995년생 선수들과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
박진형은 지난 시즌 1군에서 한 경기에 등판해 1.1이닝 2피안타 1탈삼진을 기록한 게 전부다. 그러나 올 시즌은 좀 더 많은 등판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 세대교체와 5선발감을 찾는데 박진형의 1군 연착륙과 성장은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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