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공격과 수비에서 지난 시즌과 다른 팀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져 나간 탓이 크다. 무엇보다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유한준(kt 위즈)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이적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들이 다 나갔다"며 "상황에 맞춰 당연히 준비해야 하고 변화를 줘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타자 친화적인 목동구장을 떠나 더 넓은 고척 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옮겼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염 감독은 그 동안 힘에 의존하는 타선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적극적으로 '뛰는 팀'으로 바뀌는 과정에 있다.
넥센은 23일 현재 18도루로 팀 도루 부문에서 롯데 자이언츠, kt(이상 20개)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박병호, 유한준 등이 팀에 없고 더 커진 홈구장을 사용한다고 해도 팀 홈런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것도 아니다.
넥센 타선은 15홈런을 합작했다. 롯데, NC 다이노스와 팀 홈런 숫자가 같다. 팀 홈런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여기에는 브래드 스나이더를 대신해 올 시즌 팀에 합류한 외국인타자 대니 돈의 시즌 초반 선전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대니 돈은 지난 22일과 23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2경기 연속으로 손맛을 봤다. 22일에는 솔로포, 23일에는 3점포를 각각 쏘아 올렸다. 팀의 2연승에 보탬이 됐다. 넥센이 점수 차를 벌린 뒤 나온 홈런이긴 했지만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한 방이 필요할 때 나온 것이다.
대니 돈은 "넥센과 계약한 뒤에 홈구장이 바뀌었다는 걸 알았다"며 "팀에 온 뒤 목동구장이 타자에게 좀 더 유리한 구장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목동구장에서 타격을 못했어도 괜찮다. 고척 스카이돔 시설이 마음에 든다"며 "새로운 구장에서 뛰는 게 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돈은 파워히터는 아니다. 그도 "중장거리형 타자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돈은 "구장의 크기와는 상관없다"며 "주자가 나가있을 때 홈으로 불러들이는 게 내 임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데 돈이 올 시즌 개막 이후 친 5홈런 중 대부분이 초구에 나왔다.
그는 "큰 타구를 의식하고 타석에 서는 건 아니다"라며 "굳이 초구부터 노리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23일 나온 3점포는 3구째를 받아쳐 만들었다.
돈은 지난 2014년부터 KBO리그를 포함해 일본, 대만리그에서 꾸준한 러브콜이 있었다. 그는 "소문을 전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넥센이 가장 구체적으로 관심을 보였었다"고 입단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편, 돈은 수비에서도 쓰임새가 많다. 주 포지션인 좌익수 뿐 아니라 1루수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이번 LG와 치른 두 경기에서는 1루수 미트를 끼었다.
그는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돈은 "중견수와 우익수도 가능하다. 대학시절에는 중견수로 뛰었다. 그러나 중견수와 우익수는 나보다 더 잘하는 팀 동료가 많다. 내가 그 자리에 안뛰는 게 더 낫다"고 웃었다.
돈은 시즌 개막 후 지금까지 한 경기도 거르지 않고 넥센이 치른 19경기에 모두 나섰다. 5홈런 16타점으로 각각 팀내 1, 2위에 올라있다. 타율이 2할7푼(74타수 20안타)으로 조금 떨어지는 편이지만 결정력 높은 타격을 해 괜찮다. 현재 페이스만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고 해도 넥센 타선에는 큰 힘을 보탤 수 있다.
그는 "아직 시즌은 길다"며 "홈런과 타점에 개인적인 목표를 세워둔 건 아니다"라며 "매 타석마다 후회를 남기지 말자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고척돔=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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