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2015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 올 시즌에도 초반부터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두산은 26일 안방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5승(1무 4패) 고지에 올랐다. 4연승의 상승세도 유지했다.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가 부진에 빠져 1군 엔트리 제외돼 있는 등 100% 전력이 아니지만 디펜딩챔피언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시즌 개막 후 첫 한 달은 승률 5할에서 플러스 한두 경기 정도의 성적을 예상했다"며 "나 뿐 아니라 다른 감독 모두 비슷한 성적을 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두산은 김 감독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내며 고공비행 중이다. 김 감독은 팀이 1위를 달리는 원동력으로 선발투수진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두산이 올린 15승 중에서 선발투수들이 14승을 책임졌다. 더스틴 니퍼트가 5승, 마이클 보우덴이 4승, 장원준과 유희관이 각각 3승, 2승을 올렸다. 그만큼 선발진이 안정을 이뤘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수비 집중력도 괜찮고 상, 하위 타선도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그가 이름을 콕 찝어 언급한 선수가 둘 있다. 정재훈(투수)과 오재일(내야수)이다.
김 감독은 "둘 다 시즌 초반이지만 정말 제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정재훈은 한 시즌 만에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FA 영입한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지난해에는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뛰었는데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다시 두산으로 왔다.
정재훈은 현재 두산 마운드에서 불펜 필승조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11경기에 등판해 1패를 당하긴 했지만 6홀드에 평균자책점 0.54로 '짠물투'를 이어가고 있다.
오재일은 1루수 주전 자리를 꿰찼다. 17경기에 출전해 규정타석(62타석)에는 모자라지만 4할8푼(50타수 24안타)의 고타율에 4홈런 14타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김 감독은 "둘 다 정말 기대 이상"이라며 껄껄 웃었다. 당초 시즌 구상에서 핵심 주전급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둘은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두산의 1위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롯데에서 1년 동안 '외유(?)'를 했던 정재훈은 "확실히 팀 분위기가 전보다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선수단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롯데로 이적하기 전 몸담았던 팀과 지금은 다르다. 내 스스로도 두산이 정말 강해졌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두산은 20승 고지에 5승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파트너였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시즌 개막 후 30경기 만에 20승(10패)을 달성했다. 올 시즌 두산이 그 페이스를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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