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상대도 존중받아야 한다."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하위권에 밀려나 있는 라이벌팀 수원 삼성을 연민(?)의 감정으로 바라봤다.
최 감독은 16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오는 18일 FC서울-수원 삼성의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양 팀의 올해 첫 만남에서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전 슈퍼매치의 경우 공식 기자회견을 축구회관에서 열었지만 빡빡한 리그 일정으로 인해 양 팀이 모두 참석하는 기자회견 조율이 되지 않았다. 이에 서울 단독으로 평소 정례화된 미디어데이를 통해 슈퍼매치에 대한 생각과 각오를 밝혔다.
최 감독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경기다. (수원과) 함께 K리그의 흥행을 주도해왔다. 수원의 상황이 우리와는 다를 수 있지만 어떤 경우가 생길지 모른다. 적절한 긴장감을 갖고 나서야 하고 전투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라며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최근의 경기력만 놓고 보면 서울의 우세를 점칠 수 있다. 서울은 최근 3경기 연속 3골을 넣는 등 화력이 폭발 중이다. 반면 수원은 매 경기 실점을 하며 이길 경기를 비기는 등 아쉬운 경기를 많이 하고 있다.
수원의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에 대해 최 감독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평가다. 상대도 존중받아야 한다. (수원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선수 구성 면에서 정상급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매 경기 동기부여를 갖고 나서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비중 있는 경기라 모든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아쉬움을 꼭 갚아주고 싶다"라며 승리 욕구를 숨기지 않았다.
수원 미드필더 권창훈이 부상에서 돌아와 15일 전북 현대전에 교체 출전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최 감독은 "올림픽 출전도 어려울 정도의 부상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 하지만 전북전에서 뛰는 것을 보니 나은 것 같다. 잘 막아내야 한다. 또, 염기훈의 세트피스도 주의해야 한다"라고 수원의 경계대상을 꼽았다.
그래도 서울은 선두권을 질주하는 등 수원보다는 낫다. 최 감독은 "라이벌 팀이라 경기를 계속 봐왔는데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운이 따르지 않아 승리를 못 얻고 그게 길어지면서 분위기가 안 좋은 쪽으로 빠진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원의 순위가 우리 경기를 타깃으로 이전과는 다른 부분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왜 우리가 이런 위치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 좋지 않은 분위기로 흐를 수 있다. 어떤 상황이 나올지 모른다"라고 긴장을 늦출 수 없음을 알렸다.
승부 예측도 신중했다. 예상 스코어를 묻자 "1-2가 될 수도 있다"라며 질 수 있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1-2로 질 수도 있고 4-1로 이길 수도 있다"라며 승패를 쉽게 점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원은 승점 14점으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광주FC(18점)와는 4점 차이다. 최 감독 말마따나 수원이 이기거나 비길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현 상황이 지속한다면 올해 슈퍼매치는 총 3회로 마감할 수도 있다.
이런 가능성을 두고 최 감독은 "한 번이라도 (슈퍼매치를) 더 하고 싶다. 나와 우리팀이 (슈퍼매치에서) 희망을 보여주고 힘든 시간도 보냈다. 나는 한 경기라도 더 하고 싶다. 이런 경기를 통해 주목받고 자신감도 쌓고 존재감을 알릴 수 있다. 부담되고 긴장되겠지만 이런 경기일수록 굳세게 나가야 한다.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많은 경험도 있고 상대방을 지금 순위 보고 무시하거나 그러면 큰 코 다칠 수 있다. 존중하겠다"라고 진지하게 수원전에 임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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