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너, 왜 이렇게 잘하니? 살살 좀 해라!" 조범현 kt 위즈 감독은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kt 덕아웃을 찾아온 이호준(NC 다이노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호준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조 감독은 농담으로 반겼다. 조 감독과 이호준은 SK 와이번스에서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조 감독의 화답에 이호준은 "아들이 야구를 보러 왔다"며 "친구 뿐 아니라 가족들도 모두 야구장에 온다고 했다. 오늘은 더 잘 쳐야 한다"고 답했다.
이호준은 아내 홍연실 씨와 사이에 아들 둘, 딸 하나를 두고 있다. 그런데 큰아들인 동훈 군이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인천에 있는 국제중학교에 다니고 있던 동훈 군은 '야구를 하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얘기를 했다. 이호준은 아들의 뜻을 받아줬다. 동훈 군은 야구부가 있는 수원북중학교로 전학을 갔다. 올해 중학교 2학년생이고 야구선수로 활동 중이다.
큰아들은 아버지가 뛰고 있는 NC가 kt와 원정경기를 위해 수원에 오자 야구부원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이호준은 아들 앞에서 자랑스런 아버지가 됐다. 그는 이날 kt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고 선제 3점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쳤다.
불혹을 눈앞에 둔 나이지만 후배들과 견줘도 손색 없는 타격 솜씨와 파워를 자랑했다. 팀내 최고참으로 힘을 내며 NC의 13연승 질주를 앞장서 이끌었다.
이호준은 kt전이 끝난 뒤 "팀이 연승을 계속 이어가 정말 기분이 좋다"며 "지난 LG 트윈스와 치른 두 경기에서 별로 한 게 없어서 기분이 좀 그랬는데 오늘은 내 몫을 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kt전을 앞두고 큰아들이 구장으로 온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아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첫 타석에서 좋은 타구가 나와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이호준은 아들 자랑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들 녀석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며 "나보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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