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어디까지 갈까. NC 다이노스가 연승 행진을 15경기로 늘렸다. 이번달 치른 15경기에서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15연승 중 선취점을 냈을 경우 8승을 올렸다. 리드하던 경기를 따라잡히거나 역전을 당해도 이를 뒤집는 뒷심이 부쩍 늘었고 역전승도 심심찮게 했다.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이 NC의 현재 분위기와 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NC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kt 마운드를 흔들었다. 1회초 선두타자 김준완부터 4타자가 연속 안타를 치는 등 5안타를 집중해 4점을 냈다.
그러나 kt에게 곧바로 추격을 허용, 1회말 3실점했다. 선발투수 정수민이 제 몫을 못해 1회말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NC에게는 경기 초반 찾아온 위기였다. 선수들이 '연승 피로'를 느낄 법했다. 3회초 박석민이 1점 홈런을 날려 한 점을 도망갔으나 3회말 kt 앤디 마르테에게 투런포를 맞아 승부는 5-5 원점으로 돌아갔다.
kt는 5회말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분위기는 kt쪽으로 넘너가는가 했다. 그러나 NC는 6회초를 빅이닝으로 만들며 끌려가던 경기를 10-6으로 뒤집었다.
나성범의 만루포와 에릭 테임즈의 솔로포 등 연속타자 홈런이 터져나온 것이 컸다. kt는 '불펜 필승조'인 좌완 홍성용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최근 폭발적인 화력을 과시하고 있는 좌타자 나성범과 테임즈를 막지 못했다.
반면 NC 불펜진은 추가 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비교적 상대 타선을 잘 막아냈다. 정수민에 이어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장현석이 4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고, 원종현이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를 이어 받아 2.1이닝을 던졌다.
원종현도 2실점을 했지만 타선 지원 덕에 승리투수가 됐다. 중간계투로 주로 나오고 있는 그가 마지막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은 지난 2014년 10월 1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이다. 61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원종현은 팀내 뿐 아니라 KBO리그에서도 '인간승리'의 상징이다. 병마와 싸워 이기며 다시 마운드로 돌와왔기 때문이다. 그는 kt전이 끝난 뒤 "중간에 마운드에 나왔기 때문에 분위기를 우리팀 쪽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은 이닝을 던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가 한 얘기처럼 원종현은 이날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이닝과 투구수(34구)를 기록했다. 승리투수가 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원종현은 "다행히 타자들이 잘 쳐줬기 때문에 승수를 올릴 수 있었다"며 "타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고 무엇보다 팀이 연승을 이어가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경문 NC 감독도 "초반 흐름이 좋지 않아 고전을 예상했는데 정수민 뒤에 나온 장현석과 원종현이 잘 버텨줬다"고 했다. 투타 어느 한 쪽만 잘 된다고 연승이 이렇게 길게 이어지진 않는다.
NC는 21일부터 장소를 안방인 마산구장으로 옮겨 한화 이글스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한화는 20일 현재 25승 1무 38패로 최하위(10위)에 처져 있다. 2위 NC(41승 1무 19패)와 17.5경기 차로 크게 벌어져 있다.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NC가 한화에게 3승 2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삼성(3승 3패) 두산(3승 3패)과 함께 NC에게 호각세를 보이고 있는 팀이 한화다. NC가 한화와 3연전을 모두 이긴다면 지난 2009년 SK 와이번스가 기록한 단일 시즌 팀 최다 연승 기록인 19연승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NC는 또 다른 전력 보강 요소가 있다. 에이스 에릭 해커(투수)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해커는 롱토스를 시작했고 (복귀 과정을)차근 차근 밟고 있다"며 "퓨처스(2군)리그에서 한두 차례 등판한 뒤 1군 합류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커는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달 17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확실한 1선발'이 없는 상황에서도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NC의 15연승은 그래서 더 대단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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