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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강수연 집행위원장 "올해 영화제, 지키기 위해 연다"


"차후 20년, 또 이런 상황 반복돼선 안돼"

[권혜림기자]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논란 속 영화제를 치르기 위해 나서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의 외압 논란 후 영화인들이 보이콧을 선언한데다 영화제를 20년 간 이끌어 왔던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시각이 팽배한 상황에서 영화제 정상 개최에 힘을 실어야 했던 이유를 알렸다.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새조직위원장으로 위촉된 김동호 조직위원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14년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해임되는가 하면 회계 감사 이후 법적 문제에 휘말리는 등 고초를 겪었다. 한국 영화인들은 부산시의 외압이 영화제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영화인들의 이런 결정은 철회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5년 제20회 영화제 개최에 앞서 이용관 전임 집행위원장과 함께 행사를 이끌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위촉됐던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이 전임 집행위원장이 해임되면서 현재 단독으로 집행위원장직을 수행 중이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그간 지지해준 영화인, 관객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는가 하면 올해 영화제에 임하는 제 마음가짐을 전하기 위해서"라며 "그간 많은 일이 있었는데 관객,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주셨다. 영화인들은 비대위를 만들어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고 부산 시민 단체들도 연대회의를 통해 힘을 보태줬다.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특히 순수한 마음으로 힘을 보태기 위해 자문위원으로 힘을 보태준 영화인들에게 거듭 죄송하다 말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최근 새로 선출된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 사상 첫 민간인 집행위원장이다. 그는 "김동호를 새 조직위원장으로 모신다"며 "처음 민간 조직위원장이 선출됐다는 것은 영화제 자율성, 표현의 자유 수호를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시작부터 함께 해 온, 영화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이라며 "이것은 시작이다 여전히 영화제를 지키려 싸우고 있고 정관개정을 위해 싸우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덧붙였다.

부산시의 외압 이후 논란이 이어진 상황에서, 영화계의 시각은 엇갈렸다.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연대한 영화인들은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올해 영화제가 열리더라도 참석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영화제 개최에 나선 이유를 알렸다.

그는 "그간 불투명한 상황에서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봤는데 영화제를 하지 않고 영화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올해 영화제를 안하면 내년에 할 수 있다는 보장 또한 어디에도 없다"며 "그만큼 올해 영화제를 연다는 것은 영화제를 지키는 가장 핵심적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지난해 개최에 앞서 지금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공동집행위원장 자리를 수락했다"며 "그리고 20회를 치뤘고 올해 21회 영화제를 준비하며 영화제 개최가 불투명한, 절체절명 위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을 다시 모시게 됐다. 내년부터 차후 20년 이런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강 집행위원장은 "돌아보면 1년 넘는 시간 동안 출구가 보이지 않는 암흑을 헤맨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기필코 영화제를 지키겠다"며 "어렵게 민간 조직위원장 시대를 열었는데 좌초될 수 없다. 지금 재판 중인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과 전양준 부위원장을 비롯해 현전 사무국장의 명예회복도 영화제 치를 때 가능하다 믿는다"고 내다봤다.

그는 "영화제가 없어지고 국내외 영화제 관객들에게 영화제 신뢰가 떨어진다면 영화계가 싸워 지킨 가치를 어디서 찾을 수 있겠나"라며 "영화제가 있어야 그 다음에 뭐든 쌓아나갈 수 있다. 영화인들이 불참을 선언힌 상황에서 일부에선 한국영화 없이 영화제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한국영화인,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만든 부산영화제를 한국영화 없는, 국적 없는 영화제로 만들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차후 정관 개정과 영화인들과의 논의를 통해 보이콧 철회를 이루고 영화제를 정상 개최하겠다는 목표를 알렸다. 그는 "영화인들은 아직 불참 선언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영화제를 못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독립성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라 본다"며 "빠른 시일 내 정관 개정을 이루고 정상적으로 치룰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알렸다.

또한 "다들 아시겠지만 올해 영화제는 준비 시간과 여력 부족했다"며 "불가피하게 축소되는 것이 있겠지만 분명히 단언하는 것은 프로그램만은 지키겠다는 점이다. 영화 선정에 있어서만큼은 어떤 타협도 양보도 없이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지난 2년 간 표현의 자유를 지킨 사례로 전 세계에 모습을 선보이겠다"며 "계속 응원해주길 바란다. 올해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모두발언을 마무리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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