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에 충격패 잉글랜드, 호지슨 감독 사임

[이성필기자] 역대 최악의 경기를 보여주며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8강 진출에 실패한 잉글랜드의 로이 호지슨 감독이 자진 사임했다.

잉글랜드는 28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니스의 스타드 드 니스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유로 2016 16강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유로와 월드컵 무대에만 나오면 작아지는 잉글랜드의 치명적인 약점이 또 한 번 노출됐다.

경기 뒤 호지슨 감독은 스카이 스포츠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사임을 알렸다. 호지슨 감독은 "정말 실망스럽다. 이런 방식으로 대표팀을 끝내서 정말 죄송하다.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결국 실패했다"라고 담담하게 사죄했다.

호지슨 감독은 해리 캐인(토트넘 홋스퍼), 레쉬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세대 교체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골 결정력이 사라졌고 수비가 붕괴되면서 아이슬란드에 패하는 망신을 당했다.

호지슨 감독은 "이제는 나 말고 어느 누군가가 이렇게 젊고 열망이 넘치는 팀을 발전시켜야 한다. 나는 여전히 잉글랜드를 메이저 대회 결승전에서 보기를 희망한다"라는 뜻을 전했다.

2012년 대회에서 8강까지 이끌었던 호지슨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계속 잉글랜드 대표팀을 맡아 왔다. 그러나 유로 16강전에서 아이슬란드에게 발목을 잡혔고 결국 사임했다.

그는 "2년 더 감독을 수행하고 싶었지만 결과를 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능력만큼 해내지 못했다"라며 사임 이유가 성적 부진 때문임을 인정했다.

"대표팀과 함께 지낸 것은 환상적이었다"고 돌아본 호지슨 감독은 "게리 네빌 코치 등 코치진도 함께 팀을 떠난다. 자부심을 갖고 지난 4년을 되돌아보며 지내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잉글랜드는 호지슨 감독이 떠나면서 당장 후임 사령탑 선임에 비상등이 켜졌다. 오는 9월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최종예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게리 네빌 등 다수의 사령탑 후보군이 떠오르고 있지만 모두 적임자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 잉글랜드 언론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