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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상수, 팀 홀드 1위 내가 이끈다


이보근·김택형·마정길과 함께 새로운 불펜 '필승조' 꾸려

[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마운드는 올 시즌 새로운 얼굴이 많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14승을 합작하고 있는 신재영(10승 3패)과 박주현(4승 3패)이 대표적이다. 얼마 전에는 방출한 로버트 코엘로를 대신해 스캇 맥그레거가 새 식구로 왔다.

선발진만 그런 게 아니다. 중간과 마무리 투수 면면도 확 바뀌었다. 기존에 활약하던 한현희, 조상우는 부상에 따른 수술 등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손승락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넥센 전력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마운드뿐 아니라 타선에서도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유한준(kt 위즈)이 빠져나간 자리를 쉽게 메우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뚜껑을 열자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넥센은 29일 현재 38승 1무 34패를 기록하며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4위 SK 와이번스(38승 36패)가 바짝 따라붙긴 했지만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순항중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 시즌 팀 성적과 관련해 "신재영과 김세현이 일등공신"이라며 "이 정도로 제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벌써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신재영은 팀내 다승 1위에 KBO리그 전체에서도 2위에 올라있다.

마무리 김세현은 2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7-4 승)에서 구원에 성공, 19세이브로 이현승(두산 베어스, 18세이브)을 제치고 부문 1위로 올라섰다.

두 선수의 활약과 함께 올 시즌 넥센에서 불펜 '필승조' 역할을 맡은 이들도 주목해야 한다. 넥센은 팀 홀드 수 45개를 기록중이다. 이 부문 1위다. 2위 롯데(36홀드)와 차이가 꽤 난다.

'홀드=승리'라는 공식이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홀드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마운드의 허리가 탄탄하다는 의미다. 넥센 필승조 '시즌2'를 이끌며 중심을 잡고 있는 주인공은 김상수다.

김상수는 당초 선발 후보군에 속했다. 지난해 9월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 후 팀에 돌아왔을 때 염 감독은 예비역 병장 김상수를 바로 선수 등록했다. 정규리그 후반기와 '가을야구'에서 그를 활용하기 위해 1군 엔트리에 넣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김상수는 복귀 후 2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10.80을 기록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담금질을 했지만 선발진에 들어가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염 감독과 손혁 투수코치는 김상수에게 중간계투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김상수는 31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5홀드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이 조금 높은 편이지만 15홀드는 팀내 최다이고 KBO리그 전체 2위다. 1위 정재훈(두산, 20홀드)을 추격 중이다.

김상수는 팀 동료 이보근(14홀드) 김택형(7홀드) 마정길(6홀드) 등과 함께 넥센 마운드의 허리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지난해 군 제대 후 몇 경기 나오지 않았고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지만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배려를 정말 많이 해주셨다"며 "선발진에 합류하지 못한 건 내 능력이 모자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그는 "처음에는 중간계투로 뛸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코칭스태프에서 기회를 준 거라고 본다. 어떤 자리든 상관없이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선발진에서 빠진 부분이 아쉽지 않다. 더 잘할 수 있는 자리에서 뛰는 것도 복"이라고 웃었다.

중간계투진에게 연투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김상수는 "나만 그런 게 아니지 않느냐. 중간계투라면 (연투 상황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칭스태프가 등판 간격을 잘 조정해주고 있고 박승민 불펜코치와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괜찮다"고 자신했다.

시즌 목표를 따로 두진 않았다. 한현희의 경우 2년 연속(2013, 2014년) 홀드왕을 차지했다. 김상수는 "기록 숫자를 떠나 팀이 이기는데 힘을 보태는 게 최우선이라고 본다"며 "즐겁게 운동하고 경기에 많이 출전하다보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홀드 숫자보다 이닝과 투구수에 대해 강조했다. 김상수는 "한 이닝을 던지는 동안 20구 이내로 끊고 싶다"며 "아쉬운 생각이 드는 장면이나 경기를 빨리 잊어야 한다. 앞으로 남아있는 경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홈구장이었던 목동구장과 달리 지하 1층에 불펜이 마련된 고척 스카이돔은 마운드로 나오는 과정이 불편하지 않을까. 김상수는 "더 나은 것 같다"며 "불펜 계단을 오르는 동안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동료들은 그래서 '생각의 계단'이라고 부른다"고 전하며 껄껄 웃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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