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골을 넣으면 뒷걸음질을 하려고 한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개막 후 17경기 무패(9승 8무)를 달리는 것이 썩 달갑지 않다. 선수들이 은연중에 기록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3일 수원FC와의 클래식 18라운드를 앞두고 만난 최 감독은 2위 FC서울과 승점 5점 차 선두인 상황을 두고 "이런 기회에서 치고 나가서 선두를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를 예로 들면 라이벌 팀과의 경기에서는 반드시 이겼더라"라고 말했다.
전북은 역대 정규리그 최다 무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지만 공격적인 완성도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무패 행진이 계속되지만 무승부가 많은 것이 그렇다. 최 감독은 "공격 본능을 찾아야 한다. 골을 넣으면 뒷걸음질을 하려고 한다. 공격적으로 나가라고 해도 그런다"라며 선수들이 기록에 너무 신경쓰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래도 좋은 기록을 이어가며 이기는 것은 중요하다. 이날 수원FC는 최근 영입한 올림픽 대표 출신 이창근 골키퍼를 선발로 내세우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최 감독은 웃으며 "수원FC가 분위기 반전은 다음 경기에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이나 수원은 고정된 선수층을 쓰다가 체력 저하로 패배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 등을 병행하느라 생긴 일이다.
전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더워지면서 경기력이 생각보다 떨어지고 있다. 그래도 전북은 그 어느 팀보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최 감독은 "후보 명단에 있는 선수들도 자기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수비가 좀 더 밀고 올라가서 공격을 하면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더블스쿼드의 힘으로 버텨내고 있음을 전했다.
이날 수원FC전에서는 0-1로 지고 있던 후반 26분 이종호가 동점골을 넣으며 영양가 있는 역할을 했다. 후반 시작 후 서상민을 대신해 나선 김신욱은 29분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이를 레오나르도가 넣으며 2-1로 역전, 수비만 하던 수원FC를 앞으로 나오게 했다.
이후 전북은 정비 과정에서 김한원에게 프리킥 골을 내주며 2-2 동점을 허용했다. 그래도 전북은 40분 고무열 카드를 꺼내는 등 끊임없이 공격 자원을 내보냈다.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팀 고유의 색깔인 공격축구를 유지하겠다는 의도였다. 전북은 승리를 낚지는 못했지만 무패 행진은 이어갔다. '있는 집' 전북이 여름을 버텨내는 법이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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