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의 '소년 가장' 권창훈이 서정원 감독은 물론 올림픽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까지 기쁘게 했다.
수원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수원FC와의 올 시즌 두 번째 '수원 더비'를 치렀다. 앞서 18라운드 울산 현대전에서 1-2로 허망한 역전패를 당한 뒤 성난 팬들이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었던 수원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서정원 감독은 염기훈-조나탄-이상호 스리톱에 권창훈-산토스의 공격적인 2선 조합을 구축했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였다.
최전방에서의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격 2선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 수원이었다. 특히 족저근막염에 시달렸던 권창훈이 서서히 몸을 회복해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공격이 잘 풀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권창훈은 역시 활기찼다. 전반 13분에는 수원 진영 미드필드 중앙에서 수원FC 이창근 골키퍼가 전진해 나온 것을 확인한 뒤 롱킥으로 슛을 시도했다. 골키퍼 정면으로 가기는 했지만 너른 시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17분에 권창훈이 일을 저질렀다. 골지역 안에서 수비 경합 중 흘러 나온 볼이 아크 쪽으로 향했다. 마침 근처에 있었던 권창훈은 지체없이 왼발로 슈팅했고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근심에 젖어 있던 서정원 감독이 기뻐한 것은 당연했다.
본부석 2층 상단에서 경기를 관전한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대표팀 조기 소집이 어려워 소속팀 경기에서 부상 없이 출전 감각을 유지하기를 바랐던 상황에서 권창훈이 골까지 넣으며 만족감을 줬기 때문이다. 이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잘츠부르크)이 프리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기쁨은 두 배였다.
권창훈이 살아나면서 수원도 공격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후반 1분에도 권창훈이 순식간에 공격에 가담해 슈팅하는 등 시원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해내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보여줬다.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았다. 왼발 킥 능력이 좋아 염기훈과 교대해 세트피스를 처리하기도 했다.
올 시즌 한 골 승부에서 유달리 어려움을 겪었던 수원은 권창훈이 중원에서 버텨주면서 끝까지 실점하지 않았고 결국 1-0 승리를 수확했다. 권창훈이 올림픽 대표팀으로 떠나는 18일 이후 어떤 대안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수원이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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